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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경신학, 조직신학, 설교학, 그리고 역사신학의 관계에 대하여
    신앙 2024. 11. 13. 02:29

    Intro

    신학을 잘 모르는 또는 신학을 무시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신학이 뭐가 중요하냐"고 따지는 경우가 있다. 물론, 이때 말하는 신학이란 보통 조직신학이기는 하다. 그래서 "조직신학은 틀렸다"라는 이상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런데 사실 이 소리는 웃기는 소리이다. "복음이 무엇인가요"만 예를 들어보자. 복음이 무엇인지 모르고 신앙 생활을 할 수 있는가? 그런데 이게 바로 조직신학(구원론)이다. "교회란 무엇인가요"를 생각해보자. 교회가 뭔지 모르고 교회 생활을 할 수 있는가? 그런데 이게 바로 조직신학(교회론)이다. "예배란 무엇인가요"를 생각해보자. 예배 시간에 칼 들고 사람을 죽여도 된다(인신공양)고 생각하는가? 그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면, 이미 당신의 마음 속에는 예배학이 들어 있다.

     

    재미있게도 신학을 공부한 사람들 가운데에도 "조직신학이 뭐가 중요하냐"라고 이야기하는 경우를 꽤 많이 들었다. 답답한 이야기이다. 진리와 상황에 대해 아무런 생각을 못해본 사람들이나 할 법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성경신학, 조직신학, 설교학, 그리고 역사신학의 관계에 대해 매우 간략하게 소개하려고 한다.

     

    성경신학 - 하나님께서는 사사시대에 사사들을 통해 어떻게 이스라엘에 구원을 보여주셨는가?
    조직신학 - 구원이란 무엇인가?
    역사신학 - "예수천당 불신지옥"이 어떻게 50년 전에는 구원의 메시지가 되고, 지금은 배제의 메시지가 되는가?
    설교학 - 지금 나에게 구원이란 무엇인가?

     

     

    1. 성경신학 (Biblical Theology)

    성경신학은 성경의 각 책이 전달하는 진리를 그 문맥 속에서 이해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하나님의 은혜가 창세기와 출애굽기, 다니엘서에서 전혀 다르게 등장한다. 그러나 같은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이다.

     

    성경신학은 성경 본문이 기록된 역사적, 문화적 배경과 원래의 청중을 고려하여 그 의미를 찾는다. 예를 들어, 구약에서의 제사 제도나 이스라엘의 역사를 통해 구원의 개념이 점차적으로 드러나는 방식, 그리고 예언서와 신약 복음서의 구원관을 구속사적 흐름에서 해석한다.

     

    그래서 성경신학은 현대적 적용보다는 본문이 전달하는 원래의 의미와 성경 전체에서의 역할을 연구한다. 성경 본문을 성경의 문맥 안에서 이해하는 것이 목적이며, 이를 통해 신학적 기초를 제공하지만, 직접적인 적용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

     

    2. 조직신학 (Systematic Theology)

    조직신학은 성경의 진리를 주제별로 체계화하여 진리 그 자체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한다. 구원이란 무엇인가, 하나님이란 어떤 분인가, 교회란 무엇인가와 같은 주제를 다루며, 성경 전체에서 일관된 주제를 통합하여 진리의 본질을 이해하려고 한다.

     

    즉, 성경적 컨텍스트(상황과 환경)에 주어진 메시지에서, 컨텍스트를 제거하고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메시지만 찾아낸다. 그렇기에 조직신학은 특정 본문의 역사적 배경보다는 성경 전체에서의 일관성과 통합성을 중시한다. 즉, 개별 본문을 특정 시대와 상황에서 이해하기보다는, 구원과 하나님에 대한 진리를 논리적이고 포괄적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여기서 우리는 조직신학의 목적을 알 수 있다. 조직신학은 교리적 기초를 세우고 교회와 성도에게 신앙의 기준을 제공하는 것이다. 실천적인 적용보다는 교회가 믿을 진리를 논리적으로 정리하고 체계화하여, 그 진리가 신앙과 교회 생활의 기초가 되도록 돕는다.

     

    3. 설교학 (Homiletics)

    설교학은 성경의 진리를 청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목적을 둔다. 이 진리는 설교자가 본문에서 추출한 성경적 교훈으로, 청중의 이해와 적용을 염두에 두고 선택된 메시지이다.

     

    설교학에서는 성경 본문이 기록된 당시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중의 현대적 상황과 환경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설교는 현재 청중의 문화, 사회적 문제, 일상적 필요를 고려하여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리를 설명하고 전달한다.

     

    즉, 설교학의 본질적인 목적은 진리를 현대의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적용하도록 돕는 것이다. 설교를 통해 성경의 진리를 청중이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적용점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구원의 메시지를 오늘날 개인의 죄 문제와 연결하거나 하나님의 사랑을 현대적 관계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권면한다.

     

    즉, 설교는 성경 본문에 나타난 당대의 컨텍스트 속에서 주어진 메시지를 이해(성경 신학)하고, 여기서 보편적인 진리를 추출(조진신학)하여, 그것을 현대의 컨텍스트에 맞게 청중에게 적용(설교학)하는 것이다.

     

    4. 역사신학 (Historical Theology)

    그리고 역사신학은 교회 역사 속에서 진리가 어떻게 이해되고 해석되어 왔는지를 연구한다. 이는 성경의 진리가 시대별로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탐구하여 교회의 신앙 전통을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역사신학은 각 시대의 사회적, 정치적, 신학적 배경을 통해 교회가 특정한 상황에서 진리를 어떻게 이해하고 적용했는지에 집중한다. 예를 들어, 중세와 종교개혁 시대에 구원의 개념이 어떻게 달라졌는지와 같은 역사적 맥락을 분석한다.

     

    즉, 과거의 진리 적용 사례와 그 결과를 통해 오늘날의 교회가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지 성찰하는 것이 역사신학의 역할입니다. 교회가 전통적으로 진리를 어떻게 이해해왔는지에 대한 연구는 현대의 신앙이 역사의 오류를 피하고 진리의 본질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정리하며

    쉽게 이야기하자면, 우리는 성경 속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어진 상황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일하심을 살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출애굽을 통해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고, 그 뒤에 언약을 맺으신 사건을 통해 하나님의 언약과 은혜가 그 시대 속에서 어떻게 주어졌는지를 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성경 신학에서 하는 일이다. 그런데 그건 그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한 언약이지 않은가? 우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일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출애굽기를 통해 하나님의 성품을 깨달을 수 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종으로 삼은 이집트에게 화를 내시더라"라고 하면 성경신학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사랑하시더라"라고 하면서 하나님의 성품을 탐구한다면 이것이 바로 조직신학이다.

     

    또한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닮아야 한다"라고 말할 수 있다. 성경신학에서는 정결 예식을 지키는 것으로 하나님이 거룩하시기 때문에 거룩하게 지냈다. 제사와 율법을 지켰다. 하지만 우리는 제사를 지내지 않지 않은가? 613개의 율법을 지키지 않지 않은가?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의 삶 속에서 적용을 해야 한다. 하나님이 연약한 이스라엘을 보호하셨듯이 우리도 가난한 사람들을 섬길 수 있다. 우리의 삶 속에서 구체적인 적용으로 들어가면 이게 바로 설교학이다.

     

    그리고 이러한 하나님의 말씀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탐구할 수 있다. 전염병 사태가 발생했을 때 비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말했던 설교들이나 노예 제도를 옹호했던 가톨릭의 가르침, 노예 제도를 반대하는 개신교 운동들을 공부한다면 이것이 바로 역사신학교회사이다. 복음을 위해 목숨을 바친 신앙의 선배들 이야기나, 그들이 전했던 복음 설교들이 전부 역사 신학과 교회사이다.

     

    그렇기에 "성경신학"만 말하면서 역사신학과이나 조직신학 등을 무시한다면 그 사람의 지식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 사람의 성경 신학을 죽은 신학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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