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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젠더 패닉은 왜 일어나는가
    젠더에 대한 새로운 생각과 논문들 2024. 9. 29. 02:24

    이번에는 “Doing Gender, Determining Gender: Transgender People, Gender Panics, and the Maintenance of the Sex/Gender/Sexuality System”에 대해 소개하려고 한다. 이 논문은 젠더 패닉에 대한 비판이다. 여성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성별 이분법을 유지하려는 사회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논문이다.

     

    지난 포스팅에서 살펴보았던 페리의 책, <The Case Against the Sexual Revolution>은 이러한 성 혁명이 어떻게 여성을 차별하는지 보여주는 책인데, 이번 논문은 그에 대한 비판에 가깝다. 여성을 보호하려는 생각이 성별 이분법을 유지하기 때문에 문제라는 것이다. 이런 성 혁명이 여성에 차별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여성을 보호하려는 자세가 성별 이분법을 유지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무튼 이 논문은 트랜스젠더 사람들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에서 젠더가 어떻게 결정되고, 사회적 패닉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연구이다. 연구자들은 젠더 결정 과정에서 생물학적 기준정체성 기반 기준이 서로 충돌하는 상황을 탐구하고, 이러한 충돌이 사회의 성별 이분법을 어떻게 강화하는지 설명한다. 논문은 트랜스젠더 권리 확장과 관련된 여러 사례를 분석하며, 특히 젠더 패닉이라고 불리는 현상에 주목한다.

     

    주요 개념과 논점:

     

    1. 젠더 결정 (Determining Gender)

     

    젠더 결정이란 사회적 맥락에서 누가 남성이고 누가 여성인지 판단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 논문은 트랜스젠더 사람들을 대하는 사회적 논쟁에서 사람들이 이 젠더 결정 과정을 통해 젠더 구분을 어떻게 유지하려 하는지를 다룬다. 이는 일반적인 대면 상호작용뿐 아니라 법적, 정책적 결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체성 기반 기준: 개인의 성별 정체성(예: 자신을 남성 또는 여성으로 인식하는 것)을 기준으로 젠더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이는 주로 성별 통합 공간(예: 직장)에서 사용되며, 이런 공간에서는 개인의 성별 정체성이 그들의 사회적 성별을 결정한다. (그러니까 교실에서는 생물학적 성별과 상관 없이 "나, 여자야"라고 주장하면 남자로 봐준다는 거다.)

    생물학적 기준: 주로 성별 분리 공간(예: 여성 전용 화장실, 스포츠)에서 사용되는 기준으로, 신체적 특징(예: 생식 기관, 염색체 등)을 통해 젠더를 판단한다. (그러니까 여성 전용 찜질방에 생물학적 남자가 들어왔는데, "나, 여자야"라고 말하면 쫓아내는 것을 말한다.)

     

    2. 젠더 패닉 (Gender Panics)

     

    “젠더 패닉”이란 트랜스젠더 사람들의 등장으로 성별 이분법이 도전받을 때 발생하는 사회적 불안을 의미한다. 특히, 트랜스여성이 여성 전용 공간(예: 화장실, 탈의실)에 접근하려 할 때,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생물학적 성별(남성)을 근거로 불안감을 느끼고 반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물학적 성별이 다시 강조되며, 사회는 젠더 이분법을 방어하려 한다.

     

    다시 예를 들어서, 여성 전용 목욕방에 생물학적 남자가 들어와 "나는 여자야"라고 주장할 때 젠더 패닉이 일어난다. 자기 알몸을 바라보는 생물학적 남자의 시선이 있을 때, 여자는 그 목욕탕에 다시는 오지 않게 된다.

     

    생물학적 이데올로기: 생물학적 성별에 기반한 젠더 구분을 고수하려는 경향으로, 젠더는 타고난 것이며, 변경될 수 없다는 신념을 의미한다.

    정체성 기반 이데올로기: 개인의 성별 정체성에 따라 젠더를 인정해야 한다는 관점으로, 성별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개인의 경험과 자기 인식에 따라 변화될 수 있다는 신념이다.

     

    3. 사례 연구

     

    논문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사례를 중심으로 젠더 패닉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분석한다:

     

    트랜스젠더 고용 권리 논쟁: 트랜스젠더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 제안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화장실 사용 문제와 관련된 불안감을 느꼈다. 여기서 정체성 기반 기준이 강조되지만, 동시에 생물학적 기준이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성 화장실에 들어가는 것을 반대하는 근거로 사용되었다.

    출생 증명서의 성별 표시 변경: 뉴욕에서는 생식기 수술 없이도 출생 증명서의 성별을 변경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이 제안되었다. 이 법안은 트랜스젠더 권리를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많은 사람들이 생식기 수술이 없으면 성별을 변경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반대했다. 이는 생물학적 성별을 기준으로 젠더를 결정하려는 패닉이 발생한 사례이다.

    트랜스젠더 스포츠 참가: 트랜스여성의 스포츠 참가를 둘러싼 논쟁에서는 트랜스여성이 여성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이 공정하지 않다는 주장이 주를 이루었다. 이 경우 생물학적 성별에 따른 신체적 이점을 강조하며, 생물학적 기준을 사용해 젠더를 결정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4. 여성 공간에 대한 젠더 패닉

     

    논문에서 특히 강조하는 부분은 여성 전용 공간에서 젠더 패닉이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는 남성 공간에서는 덜 발생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여성 공간이 남성으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에 기인한다. 여성은 약하고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로 여겨지고, 남성은 위험한 존재로 간주되며, 이러한 믿음이 트랜스여성의 여성 공간 접근에 대한 거부감을 강화한다.

     

    생식기의 중요성: 논문은 특히 생식기가 젠더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이 되는 경우를 다룬다. 많은 논쟁에서 트랜스여성이 여성 공간에 접근하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로 “남성 생식기를 가진 사람”이 여성 공간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는 생물학적 성별에 대한 불안과 젠더 이분법을 유지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다.

     

    5. 젠더 구분의 유지와 젠더 불평등

     

    논문은 젠더 패닉이 성별 이분법을 유지하려는 사회적 노력의 일부라고 설명한다. 젠더 패닉이 발생할 때, 사회는 트랜스젠더 사람들을 성별 이분법 내에 다시 포함시키려 하고, 이 과정에서 젠더 불평등이 지속된다. 특히, 여성 전용 공간에 대한 접근 권한을 제한하는 방식은 여성에 대한 보호라는 명목 하에 젠더 불평등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하지만 이 논문의 주장과는 반대로, 이 논문이 가진 함의는, 젠더 결정에 대한 저항으로 젠더 패닉이 일어나는 이유가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유의미하다.

     

    결론:

     

    이 논문은 젠더 패닉이 발생하는 사회적 맥락에서 생물학적 기준정체성 기반 기준이 충돌하는 방식과 그 결과로 성별 이분법이 강화되는 과정을 분석한다. 특히, 트랜스젠더 사람들의 존재가 성별 이분법을 위협할 때 사회는 생물학적 성별을 더 강하게 강조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를 통해 성별 구분이 유지되고 젠더 불평등이 지속된다고 결론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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