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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이념"이라는 용어의 형성젠더에 대한 새로운 생각과 논문들 2024. 10. 1. 19:25
Intro
이번 포스팅은 Cynthia Lins Hamlin, “GENDER IDEOLOGY: AN ANALYSIS OF ITS DISPUTED MEANINGS”에 대한 요약이다.
이 논문에서 저자인 Cynthia Lins Hamlin은 최근 몇 년 동안 ‘젠더 이데올로기’라는 표현이 “문화 전쟁”의 무기로 등장하게 된 역사적 과정을 다루고 있다. 특히 이 논의는 글로벌 우파에 의해 사용되는 젠더 이데올로기에 관한 담론을 분석하며, 우파 담론이 페미니즘과 젠더 이론에 대한 공격의 일부로서, 진리와 지식 생산에 대한 대안적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음을 주장한다.
그러나 저자는 기존 연구들이 이러한 담론의 출현 배경을 밝히는 데 집중한 반면, 젠더 이데올로기라는 개념이 페미니즘과 젠더 이론 내부에서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한 충분한 탐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Hamlin은 ‘젠더 이데올로기’가 단순히 보수적 의제에 의해 만들어진 허수아비가 아님을 주장하며, 이 용어의 이론적 기원을 탐구한다. 특히, 여성학자 Viola Klein의 사회학적 지식 이론이 이 주제에 대한 초기 연구 중 하나로 제시된다. Klein의 연구는 젠더가 사회적으로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다루며, 젠더 이데올로기의 다양한 의미를 설명하는 데 중점을 둔다. Hamlin은 이러한 다양한 의미들이 궁극적으로 글로벌 우파의 반(反)젠더 담론을 부정하는 방향으로 수렴한다고 주장한다.
이 논문은 젠더 이데올로기 개념이 학문적 담론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이 개념이 우파의 문화 전쟁 무기로서 어떻게 재구성되었는지를 분석한다. 또한 Hamlin은 학문적 담론이 우파의 반지성주의적 공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며, 자유로운 사고와 학문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하는 사실은, Hamlin의 주장이 반 젠더 이론을 반지성주의로 평가하는 편파성을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배울 점이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젠더에 대한 사회적 기술이 남녀 불평등을 일으켰다는 것부터가 그렇다.
논문 요약
1. 서론 (Introduction)
• 중요성 강조: ‘젠더 이데올로기’는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정치적, 문화적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특히 보수적 진영에서는 이 용어를 “문화 전쟁”의 무기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다양한 정치적, 종교적 운동을 통해 사회적 평등을 위한 여러 정책을 해체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개념은 성별과 젠더의 사회적 정의에 대해 논쟁하는 주요 이슈로 자리 잡았으며, 많은 학자들이 이에 대한 연구를 통해 복합적인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 여기서 재미있는 주장은, 보수가 사회적 평등을 해체한다고 표현한다는 점이다. 참고로, 지난 포스팅에서 보았듯이, 오히려 젠더 이데올로기와 같은 운동이 여성을 차별한다는 논문이 있다. 즉, 반 젠더 이론을 반 평등 운동으로 라벨링하는 것이 이 논문의 아쉬운 점이다.
• 주요 목표: 본 논문은 ‘젠더 이데올로기’라는 용어가 어떻게 발전하고 변천했는지에 대해 다루며, 이 과정에서 보수적 담론과 여성주의적 담론의 상충되는 관점을 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보수적 진영이 젠더 이데올로기를 자신들의 문화 전쟁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이에 대한 페미니즘의 급진적 부정이 어떤 맥락에서 발생했는지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제공한다.
• 연구 방법: 논문은 두 가지 주요 부분으로 나뉜다. 첫 번째 부분에서는 보수적 담론 내에서 젠더 이데올로기가 어떤 과정을 거쳐 출현하게 되었는지 분석한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여성주의 이론 내에서 젠더 이데올로기의 발전 과정을 추적하며, 이 개념이 어떻게 페미니즘 담론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되어 왔는지 탐구한다.
2. 보수주의적 ‘젠더 이데올로기’ 담론의 출현 (The Emergence of Conservative Gender Ideology Discourse)
• 반-젠더 운동: 보수적 담론에서 ‘젠더 이데올로기’는 성 평등과 성 소수자 권리 같은 진보적 가치를 공격하기 위한 중심 개념으로 사용된다. ‘젠더 이데올로기’라는 용어는 주로 사회적 평등을 위한 기존 정책들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로 등장(하지만 사회적 논쟁들을 보면 오히려 반 젠더 운동의 주장은 생명권이나 여성에 대한 권리를 지키려 한다)했으며, 이는 다양한 국가에서 반-젠더 운동의 중요한 이데올로기적 기반이 되었다. 이러한 운동은 성별에 기반한 평등 정책, 성교육, 그리고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 권리 같은 주제를 집중적으로 공격한다.
• 정치적 도구: 젠더 이데올로기, 글로벌리즘, 문화 마르크시즘 같은 용어들은 보수 진영에서 진보적 가치와 정체성을 공격하는 데 사용된다. 이들 개념은 정치적 도구로서 다양한 사회적 그룹과 운동을 악마화하거나 불신을 조장하는 데 활용되며, 보수주의자들은 이를 통해 ‘문화 전쟁’을 주도한다. 예를 들어, 보수적 담론에서는 진보적 정치 세력이나 페미니스트들이 젠더 이데올로기를 통해 전통적인 성별 역할과 가족 구조를 파괴하려 한다고 주장한다.
• 종교적 연관성: 가톨릭 교회는 ‘젠더 이데올로기’라는 용어의 중요한 기원이 되었으며, 보수적 종교 단체는 이 개념을 중심으로 젠더와 성의 사회적 정의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는 담론을 형성했다. 특히 가톨릭 교회는 젠더 이데올로기를 신의 창조 질서를 왜곡하는 ‘이념적 식민화’로 규정하며, 종교적 관점에서 젠더 개념 자체를 공격한다.
• 문화적 반격: 1994년 카이로에서 열린 UN 회의와 1995년 베이징 여성회의에서 ‘여성’ 대신 ‘젠더’라는 용어가 사용되면서, 가톨릭 교회와 미국의 보수적 기독교 세력, 그리고 이슬람 국가들 사이에서 이를 ‘이념적 식민화’로 규정하는 반발이 일어났다. 이들은 젠더 용어의 사용이 기존의 성별 정의와 전통적 가족 구조를 무너뜨리는 시도로 간주했다. 특히 이 담론은 성별을 생물학적으로 고정된 것으로 보고, 젠더 개념을 부정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여기서 우리는 젠더 개념을 부정하는 운동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이 얼마나 설득력 있는지는 이야기할 수 있지만,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객관적인 자세가 아니다.)
• 예시: 교황 프란치스코는 2016년 폴란드에서 열린 세계 청소년 대회에서 젠더 교육을 ‘창조주에 대한 죄’로 규정하며, 학교에서 어린이들에게 젠더 선택에 대해 가르치는 것은 이념적 식민화의 일환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발언은 젠더 이데올로기가 신의 창조 질서를 왜곡하고 인간 본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젠더 이데올로기에 대한 종교적 반감을 강화했다.
3. 학문적 ‘젠더 이데올로기’의 발전 (Development of Academic Gender Ideology)
• 다양한 학문적 정의: ‘젠더 이데올로기’라는 개념은 사회학, 심리학, 인류학, 문학 등 다양한 학문적 분야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정의되어 왔다. 각 분야에서는 이 개념을 여성과 남성의 사회적 역할, 권리, 책임에 대한 태도를 설명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젠더 이데올로기는 성별에 따른 역할 분담이나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사회적 믿음 체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 유의어들: 젠더 역할 이데올로기, 성 역할 이데올로기, 젠더 태도 등 여러 용어가 유사한 의미로 사용된다. 이는 여성과 남성이 맡아야 할 사회적 역할이나 책임에 대한 사회적 태도를 표현하는 개념이다.
• Kroska의 분석: Kroska는 젠더 이데올로기가 전통적(보수적)에서 평등주의적(진보적)까지 다양한 범위에서 정의될 수 있으며, 이는 성별에 따른 사회적 역할을 정당화하거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보수적 젠더 이데올로기는 성별에 따른 고정된 역할을 강조하며, 성 평등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젠더를 주장하는 것이 성별에 따른 고정된 역할을 강조하여, 성 평등을 저해할 수 있다. 그렇기에 LGBTQ+를 반대하면서 성 평등을 주장하는 사람들 중에 젠더 개념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 역사적 접근: 여성주의 학자들은 젠더 이데올로기를 성별에 관한 이념적 서술과 연결지어 분석했다. 특히 여성성과 남성성에 대한 사회적 서술은 성별 불평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며, 젠더 이데올로기는 이와 관련된 주요 이데올로기적 도구로 사용되었다. (즉, 역사적으로 보면, 젠더에 대한 사회적 서술이 성별 불평등을 일으켰다.)
• 예시: Hochschild와 Machung의 연구는 젠더 이데올로기가 가정 내 노동 분담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한다. 이 연구는 가정에서 여성과 남성 간의 노동 분담이 젠더 이데올로기에 의해 어떻게 영향을 받으며, 이는 경제적 변화와 관련된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4. 비올라 클라인의 젠더 이데올로기 분석 (Viola Klein’s Analysis of Gender Ideology)
• 사회적 구성주의: 비올라 클라인은 성별의 사회적 구성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연구한 초기 학자 중 한 명으로, 그녀의 연구는 젠더 이데올로기 분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클라인은 성별이 생물학적으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맥락에 의해 구성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 사회적 이데올로기: 클라인은 20세기 중반 여성의 공적 참여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정에서의 전통적 이데올로기가 우세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여성들이 공적 영역에서 더 많은 역할을 맡게 되었지만, 여전히 가정 내에서는 전통적인 여성성을 요구받는 모순된 상황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 과학적 지식의 성 차별적 측면: 클라인은 과학적 지식 생산 과정에서도 성 차별적 이데올로기가 반영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당시의 과학적 이론들은 여성의 특성을 설명하는 데 있어 전통적인 성별 이데올로기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여성의 역할을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 인식론적 영향: 클라인은 마인하임의 지식사회학을 바탕으로, 개인의 사회적 위치가 그들의 인식과 지식 생산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강조했다. 이는 젠더 이데올로기 분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여성의 경험이 학문적 연구에서 중요한 지식의 원천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5. 결론 (Conclusion)
• 젠더 이데올로기의 복합적 의미: Hamlin은 젠더 이데올로기 개념이 보수적 담론에서 단순히 공격의 수단으로 사용되기 전에, 학문적으로 중요한 개념이었다고 강조한다. 보수적 담론에서 이 개념이 단순화되고 왜곡되었지만, 학문적 연구는 이 개념의 다양한 의미와 그 중요성을 유지하며, 젠더 이데올로기가 사회적 불평등을 분석하는 데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 자유 사상의 필요성: 보수적 반지성주의와 반(反)학문적 공격에 맞서, 학문적 자유와 비판적 사고가 지식 생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Hamlin은 주장한다. 이는 젠더 이데올로기 담론이 단순한 정치적 논쟁을 넘어, 자유로운 학문적 탐구를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경고하는 것이다. Hamlin은 학문적 자유와 비판적 사고가 보수적 담론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결론짓는다.
정리하며
이 논문은 젠더 이데올로기가 보수에서 만들었다며 이 용어에 대한 사용을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을 침묵시키는 글이다. 그건도 젠더 개념을 옹호하는 사람이 쓴 글이다. 그런 면에서 젠더 이데올로기라는 용어 자체는 중립적임을 우리는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아쉽게도 이 논문은 반 젠더 운동을 다루는데 있어서 편파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다. 반 젠더 운동이 불평등을 일으킨다는 것이 그것인데,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예를 들어서, 이 논문이 주장하는 것처럼 반 젠더 운동을 펼치는 사람들이 남자와 여자 사이에 불평등을 일으킬까? 젠더라는 용어의 사회적 기술이 남자와 여자 사이의 불평등을 일으켰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젠더의 개념을 비판하는 것은 남자와 여자 사이의 평등을 주장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여러 논리를 보면, 그렇게 보이기도 한다.)
즉, 반 젠더 운동을 우리는 다각도로 바라보아야 한다. 물론, 반 젠더 운동 안에 남성 우월주의자들이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젠더 이론을 주장하는 사람들 안에 소아성애자(또는 시체성애자, 동물성애자, 폴리아모리스트 등)가 존재한다고 해서 그들 전부를 소아성애자로 규정하지 않는 것처럼, 반 젠더 운동을 바라볼 때에도 그의 한 면을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편파성을 주의하면서, 이 논문을 통해 유익을 얻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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