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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교회의 재혼에 대하여책&논문 소개 2025. 12. 6. 10:52
이번 포스팅은 A. 앤드루 다스(A. Andrew Das)의 저작 "초기 기독교의 재혼(Remarriage in Early Christianity)"에서 발췌한 내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요약한다.
문서의 핵심 논지는, 재혼이 널리 용인되던 고대 사회의 통념과 달리, 예수부터 니케아 공의회(325 CE)에 이르기까지 초기 기독교는 전 배우자가 살아있는 한 재혼을 일관되게 반대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은 현대의 많은 성서학자들이 주장하는 "초기 기독교인들이 재혼을 허용했다"는 신흥 합의에 정면으로 반박한다.
예수의 가르침, 특히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에 나타난 절대적인 재혼 금지는 역사적 예수 연구의 여러 기준(다중 증언, 당혹성, 비유사성)을 통해 높은 개연성을 가진 것으로 입증된다.
마태복음에 나오는 '음행(πορνεία)'의 예외 조항조차도, 면밀한 문법적, 문맥적 분석을 통해 이혼은 허용할지언정 재혼까지 허용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사도 바울 역시 고린도전서 7장에서 주의 명령을 인용하며 이혼한 자는 독신으로 지내거나 화해하라고 명시하며, 재혼의 가능성을 열어두지 않는다. 바울이 사용하는 '매여 있지 않다(οὐ δεδούλωται)'는 표현은 이혼 증서의 '자유롭다(ἐλευθέρα)'는 법적 용어와 의도적으로 구별되며, 재혼의 권리를 의미하지 않는다.
이러한 성경적 입장은 니케아 이전 시대의 교부들과 공의회 결정에서 일관되게 확인된다. 헤르마스의 목자, 유스티누스, 아테나고라스, 테르툴리아누스, 클레멘스, 오리게네스 등 주요 교부들은 전 배우자가 살아있는 동안의 재혼을 간음으로 규정했다. 그들은 로마 사회의 '우니비라(univira, 한 남편의 아내)' 이상이나 쿰란 공동체의 보수적 견해처럼, 재혼에 대한 반대 입장이 고대 세계에 전례 없는 것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초기 기독교의 증언은 재혼에 대해 현대 교회의 관행과는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놀라울 정도로 일관되고 엄격한 입장을 견지했음을 명백히 보여준다.
1. 서론: 연구의 맥락과 도전 과제
초기 기독교의 재혼에 대한 연구는 단순히 학문적 탐구를 넘어, 현대 기독교인들의 개인적이고 교회적인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주제이다. 고대 세계의 신념 체계를 재구성하는 과정은 필연적으로 현대의 상황과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현대 사회의 재혼 현황
현대 서구 사회에서 이혼과 재혼은 보편적인 현상이다. 통계는 이러한 경향을 명확히 보여준다.
- 미국:
- 2013년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결혼의 40%가 최소 한 명은 재혼인 경우였다. 이는 1960년 1400만 명, 1980년 2200만 명이었던 재혼 성인 인구가 2013년 4200만 명으로 증가한 결과다.
- 2008년 바나 그룹(Barna Group) 연구에 따르면, 현재 결혼한 미국인 중 3분의 1이 최소 한 번 이상 이혼한 경험이 있다.
- 북미에서 이혼한 사람의 75%가 재혼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 유럽:
- 2009년 영국에서는 결혼 10건 중 4건이 재혼이었다.
- 유럽 연합의 여러 국가(에스토니아, 벨기에, 룩셈부르크, 오스트리아, 독일 등)에서도 이혼한 남성과 여성이 재혼하는 비율이 각각 20%를 넘으며, 198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재혼율 증가는 결혼율 감소, 초혼 연령 상승, 독신 가구 증가, 동거율 증가 등 사회 구조적 변화와 맞물려 있다.
연구자의 개인적 맥락과 문화적 가정
재혼에 대한 연구는 연구자의 개인적 상황, 경험, 교단적 입장 등 사회적 위치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는 마치 '학문적 로르샤흐 검사'와 같아서, 연구자들이 고대 텍스트를 통해 결국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위험이 있다.
- 개인적 편향: 로마 가톨릭 사제인 존 마이어(John Meier)는 예수의 독신주의에 대한 강의 후 한 교수의 아내로부터 "결혼한 남자는 결코 이혼을 전면 금지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예수는 독신이었음이 틀림없다"는 말을 들었던 일화를 소개한다. 이는 개인의 경험이 해석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 교단적 차이: 일반적으로 가톨릭 성직자들은 이혼과 재혼을 불허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개신교 목회자들은 이를 허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은 성경 해석에도 반영되어, 가톨릭은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의 절대적 금지를, 개신교는 마태복음의 예외 조항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현대의 문화적 가정과 개인적 편견을 고대 세계에 투영하지 않도록 경계하며, 고대와 현대의 사회적 맥락을 모두 신중하게 고려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2. 고대의 재혼에 대한 광범위한 수용
초기 기독교 운동이 태동한 고대 세계는 현대 사회와 마찬가지로 이혼과 재혼을 폭넓게 수용했다. 유대교와 그리스-로마 문화권 모두에서 이혼은 재혼의 자유를 당연하게 포함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고대 유대교 맥락
구약성경의 관점
유대교 경전은 이혼에 대해 체계적인 법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여러 구절에서 이혼과 재혼이 일상적인 현실이었음을 전제한다.
- 레위기 21:7, 13-14: 제사장은 이혼한 여자와 결혼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이는 제사장 외의 일반 백성들 사이에서는 이혼녀와의 재혼이 흔했음을 시사한다.
- 신명기 22:13-19, 28-29: 아내를 거짓으로 비방했거나, 약혼하지 않은 처녀를 강간한 남자는 평생 아내와 이혼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 이는 특정 상황에서 이혼권을 박탈하는 것으로, 역설적으로 일반적인 이혼의 권리가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 신명기 24:1-4: 남편이 아내에게 이혼 증서를 써주고 내보내면, 그 아내는 다른 남자와 재혼할 수 있다. 다만, 두 번째 남편과 이혼하거나 사별한 후에 첫 남편에게 돌아갈 수는 없다. 이 구절은 이혼과 재혼이 일어나고 있음을 명백히 인정한다.
- 말라기 2:16: "나는 이혼하는 것을 미워하노라"는 번역은 논란의 여지가 많다. 히브리 마소라 본문(MT)은 의미가 불분명하며, 쿰란에서 발견된 사본(4Q76)과 일부 70인역(LXX) 사본은 오히려 "네가 그녀를 미워하면 내보내라"는 명령형으로 읽힌다. 이로 인해 유대교 경전에서 이혼에 대한 명확한 금지 규정을 찾기는 어렵다.
제2성전기 유대 문헌 및 쿰란 공동체
제2성전기 유대 사회는 이혼과 재혼의 자유를 당연하게 여겼다.
- 기원전 5세기 이집트 엘레판틴에서 발견된 유대인의 이혼 증서는 남편뿐 아니라 아내도 이혼을 선언할 수 있었음을 보여주며, 재혼에 대한 금지는 전혀 없다.
- 필로(Philo)와 요세푸스(Josephus)는 모두 남편이 '어떠한 이유로든' 이혼할 수 있다고 보았으며, 재혼은 당연한 권리로 간주했다.
그러나 이러한 일반적인 경향에 대한 중요한 반대 목소리가 존재했다.
- 쿰란 공동체: 다마스쿠스 문서(Damascus Document, CD) IV, 21은 "그들의 생전에 다른 아내를 취하는 것"을 금지한다. 이는 일부다처제뿐만 아니라, 전 배우자가 살아있는 동안 이혼 후 재혼하는 것까지 금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성전 두루마리(Temple Scroll, 11QTa) LVII, 17-18 역시 왕이 아내가 죽기 전에는 다른 아내를 얻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이는 제사장적 성결을 중시했던 유대교 내 일부 집단이 재혼에 대해 매우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이다.
고대 그리스-로마 맥락
법적 및 사회적 관행
그리스-로마 세계에서도 이혼과 재혼은 널리 허용되었다.
- 법적 자유: 유스티니아누스 법전(Code of Justinian)에 따르면, 결혼의 자유는 고대로부터 확립된 원칙이며, 이혼을 금지하는 계약은 무효로 간주되었다.
- 이혼 증서: 이집트 등지에서 발견된 수많은 파피루스 이혼 증서들은 이혼 후 양측이 원하는 사람과 재혼할 수 있다는 허가(ἐξεῖναι) 조항을 명시적으로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허가는 명시되지 않은 경우에도 당연한 권리로 전제되었다.
- 사회적 관행: 공화정 말기 로마에서는 애정이 식었다는 사소한 이유로도 이혼이 가능했으며, 상류층 여성들도 쉽게 이혼할 수 있었다. 세네카는 일부 여성들이 남편을 바꾸는 것으로 햇수를 센다고 비판했고, 한 연구에 따르면 로마 집정관 계급의 결혼 중 최소 47%가 재혼을 포함했다.
- 아우구스투스의 결혼법: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도덕성 회복과 출산 장려를 위해 이혼을 어렵게 하고 과부나 이혼녀의 재혼을 의무화하는 법(Lex Iulia et Papia)을 제정했으나, 대중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우니비라'(Univira) 이상: 반대 목소리
이러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도, 일부 로마 사회에서는 일생 동안 한 남편과만 결혼한 여성, 즉 '우니비라(univira)'를 숭고한 이상으로 칭송하는 전통이 남아있었다.
- 칭송의 증거: 수많은 라틴어 묘비명(CIL)에는 'uniuira(한 남편의 아내)', 'uno contenta marito(한 남편에게 만족한)', 'solus coniunx(유일한 배우자)' 등의 표현으로 우니비라를 기리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 문학적 이상: 타키투스, 프로페르티우스, 발레리우스 막시무스 등 로마 작가들은 일부일처에 대한 충실함을 찬양하며, 결혼을 평생 지속되고 죽음조차 갈라놓을 수 없는 영원한 결속으로 묘사했다.
- 남성에 대한 적용: 드물지만 이러한 이상은 남성에게도 적용되어, 'virginii(한 번 결혼한 남자)'를 칭송하거나 아내의 죽음을 따라 자살한 남편을 미화하기도 했다.
이러한 '우니비라' 이상과 쿰란 공동체의 입장은 초기 기독교가 재혼 반대 입장을 채택했을 때, 그것이 고대 세계에서 완전히 전례 없는 견해는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맥락을 제공한다.
3. 예수의 가르침 분석
신약성경의 5개 구절(마 5:32, 19:9; 막 10:11-12; 눅 16:18; 고전 7:10-11)은 이혼과 재혼에 대한 예수의 가르침을 전달하지만, 그 내용에는 미묘한 차이가 존재한다. 이는 "역사적 예수"의 본래 가르침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 가르침이 초기 공동체에서 어떻게 "기억되고" 전달되었는지를 탐구하게 만든다.
역사적 예수 재구성 및 방법론
학자들은 "역사적 예수"의 가르침을 재구성하기 위해 여러 기준을 사용한다. 이 방법론은 한계가 있지만, 예수의 가르침 중 어떤 것이 더 높은 개연성을 갖는지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준다.
- 다중 증언(Multiple Attestation): 예수의 이혼 및 재혼 금지 가르침은 바울(고전 7장), Q자료(마 5:32 // 눅 16:18), 마가복음(10장) 등 서로 독립적인 여러 자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이는 이 가르침이 후대 교회의 창작이 아니라 매우 초기의 전통에 속하며, 예수 자신에게서 기원했을 확률이 매우 높음을 시사한다.
- 당혹성(Embarrassment): 예수의 절대적인 이혼/재혼 금지는 초기 교회에 상당한 어려움을 주었을 것이다. 실제로 마태는 '음행'이라는 예외 조항을 추가했고(마 5:32, 19:9), 바울은 불신자 배우자와의 관계에 대한 예외를 다루는 등(고전 7:12-16) 후대 교회는 이 가르침을 완화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이처럼 후대 교회를 "당혹스럽게" 만든 가르침일수록 예수의 원래 가르침일 가능성이 높다.
- 비유사성(Dissimilarity): 이혼과 재혼을 간음으로 규정하는 예수의 가르침은 당시 유대교의 일반적인 관행(이혼을 폭넓게 허용) 및 초기 기독교 공동체의 완화된 실천과 뚜렷하게 구별된다. 쿰란 공동체의 일부 문서를 제외하고는 당대 유대교에서 거의 유례를 찾기 힘든 급진적인 입장이었다.
이 기준들을 종합할 때, "예수는 이혼을 절대적으로 금지했으며, 이혼 후의 재혼을 간음죄로 규정했다"는 결론은 역사적 예수 연구에서 도달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결과 중 하나이다.
복음서의 증언: 기억된 예수
최근의 예수 연구는 단순히 "역사적 예수"를 분리해내는 것보다, 각 복음서가 예수를 어떻게 "기억하고" 그들의 서사적 맥락 속에서 가르침을 어떻게 제시하는지에 더 주목한다(기억 연구).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의 절대적 금지
- 마가복음 10:11-12: "누구든지 그 아내를 버리고 다른 데에 장가 드는 자는 본처에게 간음을 행함이요 또 아내가 남편을 버리고 다른 데로 시집 가면 간음을 행함이니라."
- 서사적 맥락: 이 가르침은 제자도의 대가를 강조하는 단락(막 8:31-10:45)에 위치한다. 제자들이 십자가를 지고 모든 것을 버려야 하는 것처럼, 결혼의 영속성을 지키는 것 또한 제자에게 요구되는 희생적 순종의 일부로 제시된다. 마가복음의 독자들에게 이 가르침은 예외 없는 절대적인 명령으로 이해되었을 것이다.
- 누가복음 16:18: "무릇 자기 아내를 버리고 다른 데 장가 드는 자도 간음함이요 무릇 버림당한 여자에게 장가드는 자도 간음함이니라."
- 서사적 맥락: 이 구절은 율법과 선지자가 폐하지 않는다는 선언(16:17) 바로 뒤에 등장한다. 이는 이혼과 재혼 금지가 재물에 대한 가르침과 더불어, 제자들이 계속해서 지켜야 할 율법의 핵심적인 예시임을 강조한다. 간음은 십계명의 핵심이며, 누가는 이를 타협할 수 없는 규범으로 제시한다.
마태복음의 예외 조항
마태복음은 "음행한 연고 없이(παρεκτὸς λόγου πορνείας)" 또는 "음행한 연고 외에(μὴ ἐπὶ πορνείᾳ)"라는 예외 조항을 추가하여 마가/누가와 차이를 보인다.
- 마태복음 5:32: "...누구든지 음행한 이유 없이 아내를 버리면 이는 그로 간음하게 함이요 또 누구든지 버림받은 여자에게 장가드는 자도 간음함이니라."
- 마태복음 19:9: "...누구든지 음행한 이유 외에 아내를 버리고 다른 데 장가 드는 자는 간음함이니라."
이 예외 조항은 재혼까지 허용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지 이혼만을 허용하는 것인지에 대한 오랜 논쟁을 낳았다. 다음 장에서 이 문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4. 마태복음의 예외 조항 심층 분석
마태복음의 예외 조항은 초기 기독교의 재혼에 대한 입장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쟁점 중 하나이다. 이 조항의 핵심 단어인 '포르네이아(πορνεία)'의 의미와 예외 조항의 적용 범위에 대한 해석이 관건이다.
'포르네이아(πορνεία)'의 의미
'포르네이아'의 의미에 대해 여러 협소한 해석들이 제시되었으나, 문맥과 고대 용례를 고려할 때 대부분 설득력이 부족하다.
해석 주장 비판 영적 우상숭배 구약에서 이스라엘의 불신을 '음행'으로 비유한 것처럼, 배우자의 우상숭배를 의미한다. 신약에서 개인의 죄에 이 비유를 적용한 사례가 드물고, 마태복음의 문맥은 실제적인 성적 죄를 가리킨다. 근친상간 등 불법적 결혼 레위기 18장에 금지된 혈족/인척 간의 결혼을 의미하며, 이런 결혼은 원천 무효이므로 이혼이 가능하다. 레위기 18장은 '포르네이아'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으며, 마태복음의 문맥은 신명기 24:1의 이혼 규정과 더 관련이 깊다. 유대인과 이방인의 결혼 신명기 7장에서 금지된 이방인과의 결혼을 의미한다. 예수 시대에 이방인과의 결혼이 '포르네이아'로 간주되었다는 명확한 증거가 부족하다. 약혼 기간 중의 부정 결혼 완결(성관계) 이전, 즉 약혼 기간 동안의 성적 부정을 의미한다. 마태는 요셉과 마리아의 약혼 이야기를 다루면서 '포르네이아'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문맥은 일반적인 결혼 후의 이혼을 다루고 있다. 이러한 협소한 해석들이 실패함에 따라, '포르네이아'는 결혼 관계 밖에서 일어나는 모든 종류의 성적 부정행위(sexual immorality)를 포괄하는 광의적 용어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 고전 그리스어에서 '매춘'을 의미했던 이 단어는 70인역과 제2성전기 유대 문헌을 거치면서 그 의미가 확장되어, 간음, 약혼 중 부정, 근친상간 등 다양한 성적 죄를 포함하게 되었다.
재혼에 대한 함의: 이혼만 허용하는가, 재혼도 허용하는가?
'포르네이아'가 배우자의 성적 부정행위를 의미한다면, 마태복음의 예수님은 이 경우 이혼을 허용하신다. 문제는 이 허용이 재혼의 자유까지 포함하는가이다. 본문은 재혼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강력한 증거들을 제시한다.
- 마태복음 5:32의 구조: 이 구절은 두 부분으로 나뉜다.
- 남편이 (음행 외의 이유로) 아내를 버리면, 아내가 (재혼할 때) 간음하게 만든다.
- 누구든지 버림받은 여자와 결혼하는 남자는 간음하는 것이다.
- 여기서 핵심은 버림받은 여자의 재혼이 간음이라는 점이다. 이는 그녀가 '억울하게' 이혼당했는지 여부와 무관하다. 이혼 증서가 재혼의 법적 근거가 되지 못한다. 따라서 5:32은 예외 조항이 오직 '이혼' 행위에만 적용되고, 재혼은 여전히 금지됨을 시사한다.
- 마태복음 19:9의 문법과 문맥:
- 문법적 가능성: "음행한 이유 외에(μὴ ἐπὶ πορνείᾳ)"라는 예외 구절이 '아내를 버리고'와 '다른 데 장가 드는' 두 동사를 모두 수식할 수도 있고, 바로 앞의 '아내를 버리고'만 수식할 수도 있다. 문법적으로는 두 해석 모두 가능하다.
- 문맥적 증거: 그러나 여러 문맥적 증거는 예외 조항이 '이혼'에만 적용된다는 해석을 지지한다.
- 다른 복음서와의 일치: 마가복음, 누가복음, 그리고 마태복음 5:32는 모두 재혼을 명백히 금지한다. 19:9이 재혼을 허용한다면, 이는 신약의 다른 모든 증언과 충돌하게 된다.
- 초대 교회의 해석: 초대 교부들은 이 구절을 이혼은 허용하되 재혼은 금지하는 것으로 일관되게 해석했다.
- 제자들의 반응(19:10): 예수의 가르침을 들은 제자들은 "그렇다면 장가들지 않는 것이 좋겠나이다"라고 반응한다. 이는 예수의 가르침이 당시 기준으로 매우 급진적이고 엄격했음을 보여준다. 만약 예수가 (당시 샴마이 학파처럼) 간음의 경우 이혼과 재혼을 허용했다면 제자들이 이토록 충격적인 반응을 보였을 가능성은 낮다. 그들의 반응은 재혼이 전면적으로 금지되었을 때 가장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 환관에 대한 가르침(19:11-12): 예수님은 이어서 "천국을 위하여 스스로 된 고자도 있도다"라고 말씀하신다. 이는 이혼 후 재혼할 수 없어 독신으로 지내야 하는 상황을 암시한다. 즉, 배우자의 죄로 인해 이혼했지만 재혼할 수 없는 '의도치 않은 환관'이 된 제자들을 격려하는 말씀으로 해석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마태복음의 예외 조항은 유대 사회의 문화적 압력(간음한 아내와 이혼해야 한다는)을 고려하여 배우자의 성적 부정 시 이혼을 허용하는 예외를 둔 것이다. 그러나 그 예외가 재혼의 자유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초기 기독교의 일관된 입장인 '재혼 금지' 원칙을 재확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5. 사도 바울의 관점: 고린도전서 7장과 로마서 7장
사도 바울은 이혼과 재혼에 대한 자신의 가르침을 제시하면서 예수의 가르침을 명시적으로 인용한다. 일부 해석자들은 바울이 특정 상황에서 재혼을 허용한다고 주장하지만, 텍스트를 면밀히 분석하면 바울 역시 전 배우자가 살아있는 한 재혼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했음을 알 수 있다.
핵심 가르침: 주의 명령 (고린도전서 7:10-11)
바울은 자신의 논의를 시작하며 "주께서 명하신다"고 말하며 예수의 가르침을 권위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결혼한 자들에게 내가 명하노니 (명하는 자는 내가 아니요 주시라) 여자는 남편에게서 갈라서지 말고 (만일 갈라섰으면 그대로 지내든지 다시 그 남편과 화합하든지 하라) 남편도 아내를 버리지 말라." (고전 7:10-11)
이 구절은 두 가지 명확한 지침을 제시한다:
- 이혼은 금지된다.
- 만약 이혼했다면, 재혼하지 말고 (1) 독신으로 지내거나 (2) 전 배우자와 화해하라.
이는 재혼이라는 세 번째 선택지를 명백히 배제하는 것으로, 바울의 이후 모든 가르침을 해석하는 기준이 된다.
재혼 허용 가능성에 대한 5가지 논점 분석
많은 이들이 바울이 재혼을 허용한다고 주장하며 다음 구절들을 근거로 제시하지만, 이는 오해에 기반한 것이다.
- 고전 7:8-9 - "미혼인 자들과 과부들": "정욕이 불 같이 타는 것보다 결혼하는 것이 나으니라"는 구절에서 '미혼인 자들(τοῖς ἀγάμοις)'에 이혼한 사람이 포함되므로 재혼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 반론: 여기서 '미혼인 자들'은 문맥상 '과부들(ταῖς χήραις)'과 짝을 이루는 '홀아비들(widowers)'로 보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 헬라어에서 '홀아비'를 지칭하는 특정 단어가 드물어 'ἄγαμος'가 그 역할을 대신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구절은 이혼한 사람의 재혼을 다루지 않는다.
- 고전 7:15 - "이런 일에 매여 있지 아니하니라": 불신자 배우자가 이혼을 원할 경우, 믿는 자는 "매여 있지 않다(οὐ δεδούλωται)"는 구절이 재혼의 자유를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 반론: 이는 결정적인 오역이다. 바울은 의도적으로 당시 이혼 증서에 사용되던 법적 용어인 '자유롭다(ἐλευθέρα)'나 결혼의 결속을 의미하는 '매이다(δέδεται)'(고전 7:39, 롬 7:2에서 사용)를 피하고, '노예가 되지 않는다(οὐ δεδούλωται)'는 다른 단어를 사용했다. 이는 불신자 배우자를 억지로 붙잡아 둘 '의무(노예 상태)'에서는 자유롭지만, 결혼의 근본적인 결속이 풀려 재혼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평화를 위해 헤어짐을 허용할 뿐, 재혼까지 허가한 것은 아니다.
- 고전 7:27-28 - "아내에게서 놓였느냐": "네가 아내에게서 놓였느냐(λέλυσαι ἀπὸ γυναικός) 아내를 구하지 말라 그러나 장가 가도 죄 짓는 것이 아니요"라는 구절이 이혼 후 재혼을 허용한다고 주장한다.
- 반론: 이 구절은 '처녀들(παρθένοι)'에 관한 단락(7:25-38)에 속해 있다. 여기서 '놓였다'는 것은 결혼 관계의 해소가 아니라 '약혼(betrothal)' 관계의 해소를 의미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당시 그리스-로마 문화에서 약혼은 법적 구속력이 약한 계약이었으며, '풀다(λύω)'는 계약 해지를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었다. 따라서 이 구절은 이혼이 아닌, 파혼한 남성이 다른 사람과 결혼하는 상황을 다루고 있다.
- 고전 7:32, 34 - "결혼하지 않은 여자": '결혼하지 않은 여자(ἡ γυνὴ ἡ ἄγαμος)'와 '처녀(ἡ παρθένος)'를 구별하여, 전자가 이혼녀를 포함하며 재혼이 가능함을 암시한다고 주장한다.
- 반론: 가장 유력한 사본들은 '결혼하지 않은 여자와 처녀(ἡ γυνὴ ἡ ἄγαμος καὶ ἡ παρθένος)'로 되어 있어 두 그룹을 언급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문법적으로 단수 동사(μεριμνᾷ)를 사용하는 점과, 고대 문헌에서 두 단어가 함께 쓰여 '독신이며 순결한 여성'이라는 단일 개념을 강조하는 용례를 볼 때, 이는 이혼녀를 포함하는 별개의 그룹이 아니라 '독신 처녀'를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결론적으로, 바울은 예수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며, 배우자의 죽음(고전 7:39, 롬 7:2-3) 외에는 재혼을 허용하지 않았다. 바울이 제시하는 유일한 선택지는 독신으로 남거나, 가능하다면 전 배우자와 화해하는 것뿐이다.
6. 초대 교회의 증언 (니케아 공의회까지)
신약성경 이후부터 니케아 공의회(325 CE)까지의 초대 교회 교부들과 공의회 결정들은 재혼에 대한 신약의 엄격한 입장이 어떻게 계승되고 해석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험대이다. 일부 현대 학자들은 초대 교회의 입장이 후대의 금욕주의적 경향에 의해 왜곡되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성경 본문에 대한 충실한 해석에 뿌리를 두고 있다.
주요 교부 및 문헌 분석
초대 교회의 주요 저작들은 전 배우자가 살아있는 동안의 재혼을 일관되게 간음으로 규정했다.
- 헤르마스의 목자 (Shepherd of Hermas, c. 140-150 CE):
- 가장 초기의 사도 후 시대 증언 중 하나로, 간음한 배우자와는 이혼해야 하지만, 억울하게 이혼을 당한 '무고한' 배우자라 할지라도 재혼하면 간음이라고 명시한다(Mand. 4.1.6).
- 이혼 후의 유일한 선택지는 독신으로 지내거나, 회개한 전 배우자와 화해하는 것뿐임을 강조한다.
- 순교자 유스티누스 (Justin Martyr, c. 155-160 CE):
- 예수의 가르침(마 5:32, 눅 16:18 인용)을 근거로, "인간의 법에 따라 두 번 결혼하는 모든 사람"은 죄인이라고 선언한다(First Apology 15).
- 이혼한 여성과 결혼하는 것을 간음으로 규정하며, '무고한 당사자'에 대한 예외를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 아테나고라스 (Athenagoras, c. 177 CE):
- 한 걸음 더 나아가, **배우자와 사별한 후의 재혼조차도 "보기 좋게 꾸민 간음"**이라고 비판한다(A Plea for the Christians 33).
- 하나님이 태초에 한 남자와 한 여자를 만드셨다는 창조 원리(창 2:24)를 근거로, 단 한 번의 결혼만을 신성한 것으로 여겼다.
- 테르툴리아누스 (Tertullian, c. 197-220 CE):
- 그의 저작 시기에 따라 입장에 변화가 있지만, 이혼 후 재혼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반대했다.
- 초기 저작에서도 이혼 후에는 화해하거나 독신으로 지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Against Marcion 4.34), 후기 몬타누스파 시기에는 과부의 재혼까지 '일종의 음행'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Exhortation to Chastity 9).
-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 (Clement of Alexandria, c. 195 CE):
- "전 배우자가 살아있는 동안 헤어진 사람들의 결혼"을 '음행'으로 명확히 정의한다(Stromateis 2.23).
- 남편이 간음한 아내와 이혼할 수는 있지만, 그 후에 재혼할 수 없으며, 예수의 '환관' 비유(마 19:12)를 이 상황에 적용하여 독신으로 지내야 한다고 가르쳤다.
- 오리게네스 (Origen, c. 244-249 CE):
- 자신의 시대에 일부 교회 지도자들이 성경에 반하여 배우자가 살아있는 여성의 재혼을 허용하고 있음을 개탄했다(Commentary on Matthew 14.23).
- 그는 로마서 7:3과 고린도전서 7:39를 인용하며, 남편이 살아있는 동안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여성은 명백한 간부(adulteress)라고 거듭 강조했다.
공의회의 결정
니케아 공의회 이전의 지역 공의회들도 재혼에 대해 엄격한 입장을 취했다.
공의회 결정 내용 엘비라 공의회 (Council of Elvira, c. 305 CE) - Canon 8: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재혼한 여성은 평생 성찬에 참여할 수 없다. <br> - Canon 9: 남편을 버린 여성이 회개하고 돌아오려 할 때, 남편이 이미 다른 여자와 재혼했다면, 첫 아내는 평생 성찬에서 제외된다. 남편 역시 재혼한 죄로 인해 일정 기간 참회해야 한다. <br> - Canon 10: 이혼하고 재혼한 예비 신자는 임종 시에만 세례를 받을 수 있다. 아를 공의회 (Council of Arles, 314 CE) - Canon 10: 불성실한 아내 때문에 이혼한 젊은 남성 신자들에게 재혼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 이는 금지보다는 완화된 표현이지만, 여전히 재혼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보여준다. 앙키라 공의회 (Council of Ancyra, 314 CE) - Canon 20: 남편이 있는 여성이 다른 남자와 결혼하여 간음하면, 7년간의 참회 후에 성찬에 참여할 수 있다. 이는 재혼을 심각한 죄로 간주했음을 보여준다. 니케아 공의회 (Council of Nicaea, 325 CE) - Canon 8: 노바티아누스파 성직자를 다시 받아들일 때, 그들이 '재혼자들(digamoi)'과 교제할 것을 서약하게 했다. 여기서 '재혼자들'은 이혼 후 재혼한 사람이 아니라, 배우자와 사별 후 재혼한 사람을 의미한다. 이는 당시 교회에서 이혼 후 재혼은 논의의 대상조차 아니었으며, 오직 과부의 재혼만이 논쟁적이었음을 시사한다. 이처럼 초대 교회의 증언은 일관되게 전 배우자가 살아있는 한, 그 이유가 무엇이든, 그리고 당사자가 무고하든 아니든 재혼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두 번째 결혼'이라는 용어는 거의 예외 없이 과부의 재혼을 지칭하는 데 사용되었으며, 이조차도 권장되지 않았다.
결론
본 문서가 분석한 A. 앤드루 다스의 연구는 초기 기독교의 재혼에 대한 입장이 현대의 일반적인 통념과 크게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그 핵심 논지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 일관된 반대: 예수의 가르침에서 시작하여 사도 바울을 거쳐 4세기 초 니케아 공의회에 이르기까지, 주류 기독교는 배우자의 사망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경우에도 재혼을 허용하지 않았다. 재혼은 간음으로 간주되었다.
- 성경 해석에 기반: 이러한 엄격한 입장은 후대의 금욕주의적 문화의 영향이라기보다는, 창조 질서(한 남자와 한 여자), 예수의 절대적 금지 명령, 그리고 바울의 가르침에 대한 직접적인 해석에 근거한다.
- 마태복음의 재해석: 전통적으로 재혼 허용의 근거로 여겨졌던 마태복음의 예외 조항은, 면밀한 문맥적·문법적 분석을 통해 볼 때, 배우자의 성적 부정 시 '이혼'은 허용하지만 '재혼'까지 허용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예수의 '환관' 비유는 이혼 후 독신으로 지내야 할 것을 암시한다.
- 바울의 입장 재확인: 바울은 고린도전서 7장에서 주의 명령을 재확인하며, 이혼한 자는 독신으로 지내거나 화해하라는 두 가지 선택지만을 제시한다. 그가 재혼을 허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구절들은 다른 문맥(약혼, 홀아비 등)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
- 초대 교부들의 증언: 니케아 이전의 교부들과 공의회들은 이러한 성경적 입장을 충실히 계승했다. 그들은 '두 번째 결혼(second marriage)'이라는 용어를 거의 예외 없이 '과부의 재혼'에만 사용했으며, 이조차도 이상적인 것으로 여기지는 않았다. '무고한 당사자'의 재혼권에 대한 논의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현대 교회의 관행과 상당한 긴장 관계를 형성한다. 현대의 많은 교회가 이혼과 재혼을 폭넓게 수용하는 것은, 초기 기독교의 일관된 증언과는 뚜렷한 단절을 보여준다. 이 연구는 현대의 문화적 가정과 필요를 고대 텍스트에 투영하려는 경향(예: Instone-Brewer, Keener)을 비판하며, 초기 기독교의 목소리를 그 자체로 경청할 것을 촉구한다. 결국 재혼에 대한 초기 기독교의 증언은 현대인들에게 불편하고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그것이 역사적으로 가장 정확한 재구성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 문제는 성경의 권위를 어떻게 이해하고 현대적 삶에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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