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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에 대한 영국 성공회의 입장 변화신학 이야기 2024. 9. 1. 07:25
1.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 (1789)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은 1789년 프랑스 혁명 중에 채택된 중요한 문서로, 현대 민주주의와 인권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문서는 인간의 기본 권리와 자유를 명시하며, 프랑스 혁명의 이념적 기초를 마련했습니다.
주요 내용:
• 영향: 이 선언은 계몽사상가들, 예를 들어 장 자크 루소와 몽테스키외, 그리고 미국 독립 선언(1776년)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 문서는 모든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권리에 있어 평등하다는 원칙을 천명했습니다.
• 내용: 선언문은 자유, 재산권, 안전, 그리고 억압에 대한 저항권이 자연적이고 불가침의 권리임을 명시했습니다. 또한 법 앞에서의 평등, 언론의 자유, 권력 분립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 영향: 이 선언은 이후의 많은 인권 문서의 기초가 되었으며, 여러 민주국가의 헌법에 반영되었습니다. 오늘날에도 국제 인권법의 중요한 기초로 간주됩니다.
앵글리칸 윤리 관점:
• 앵글리칸 윤리학에서는 이 문서가 큰 영향을 미쳤지만, 논란의 여지도 있었습니다. 제레미 벤담과 같은 인물들은 이 선언이 “쓰레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하며, 이러한 권리들이 자명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공리주의가 윤리학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지난 글에서 본 것처럼 공리주의는 "가난한 사람을 돕지 말아라" 같은 주장을 했습니다. 제레미 벤담의 경우, 권리 선언에 대해 인간이 동등하지도 않고 사회도 인간을 동등하게 대하지 않는데 무슨 쓰레기 같은 소리를 하느냐 (nonsense on stilts)는 식으로 비판합니다.)
https://christianprince.tistory.com/94
2. 헨리 8세 – 남색죄법 (1533)
1533년의 남색죄법은 영국에서 처음으로 동성애(특히 남성 간의 항문 성교)를 범죄로 규정한 법입니다. 헨리 8세 통치 기간에 제정된 이 법은 영국에서 동성애를 법적으로 탄압하는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주요 내용:
• 범위: 남색죄법은 남성 간의 항문 성교를 사형에 처할 수 있는 범죄로 규정했습니다. 법에 따르면, 양쪽 당사자 모두 처형될 수 있었습니다. 이 법은 여성에게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 집행: 이 법은 수 세기 동안 다양한 정도로 집행되었습니다. 마지막 처형은 1835년에 이루어졌습니다. 1861년에 이 법이 폐지되었지만, 동성애는 여전히 징역형으로 처벌받는 범죄로 남아 있었습니다. 오스카 와일드의 재판이 이를 대표하는 사례입니다.
• 유산: 남색죄법은 영국에서 동성애에 대한 법적 처우에 선례를 남겼으며, 20세기까지 억압적인 상태로 남아 있었습니다.
앵글리칸 윤리 관점:
• 앵글리칸 교회는 역사적으로 이러한 도덕적 가르침을 지지했으며, 이는 법과 사회적 규범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에 대한 교회의 입장은 사회적 변화에 따라 바뀌었습니다.
3. 울펜덴 보고서 (1957)와 영국에서의 동성애 비범죄화
울펜덴 보고서는 1957년에 발표된 문서로, 영국에서 동성애 권리의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이 보고서는 성인 간의 동성애 행위를 비범죄화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주요 내용:
• 배경: 1950년대에는 동성애 범죄로 인한 기소가 크게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공공 및 정부의 우려가 커졌습니다. 존 울펜덴 경이 이끄는 위원회는 이 문제를 조사하고 해결책을 제안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 권고사항: 울펜덴 보고서는 성인 간의 합의된 동성애 행위가 사적인 영역에서 이루어질 경우, 이를 범죄로 간주하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보고서는 법이 사적인 도덕성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 영향: 울펜덴 보고서의 권고사항은 당시에는 논란이 되었으나, 결국 1967년 성범죄법(Sexual Offences Act)의 제정을 이끌어 내어 영국과 웨일스에서 동성애 행위를 부분적으로 비범죄화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이는 영국에서 동성애 권리와 법적 인정을 위한 긴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앵글리칸 윤리 관점:
• 울펜덴 보고서에 대한 앵글리칸 교회의 반응은 다양했습니다. 일부 교회 지도자들은 보고서의 권고사항을 지지했지만, 다른 이들은 비범죄화에 반대하며 전통적인 기독교적 성윤리와 충돌을 빚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앵글리칸 교회의 입장은 지속적으로 진화해 왔으며, 오늘날에도 교회 내에서 LGBT+ 권리와 관련된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4. 울펜덴 보고서(1957) 이후 영국 성공회와 LGBT+
1. 1979년: 글로스터 보고서
• 글로스터 보고서는 영국 성공회의 LGBT+ 문제에 대한 입장에 큰 변화를 제안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교회가 성 문제에 대한 진화하는 논의에 신중한 접근을 유지하려는 태도를 반영합니다.
2. 1989년: 오스본 보고서
• 오스본 보고서는 교회의 LGBT+ 문제 접근 방식에 대해 급진적인 변화를 제안했지만, 주교회의에 의해 2012년까지 출판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지연된 출판은 당시 교회 내부의 갈등과 LGBT+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것에 대한 주저함을 반영합니다.
(추후에 이 보고서를 20년 넘게 숨긴 영국 성공회에 대한 평신도의 실망이 매우 컸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앞에서는 동성애를 반대하라고 가르쳐 놓고, 뒤에서는 동성애를 굳이 반대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으니 말입니다.)
3. 1991년 (2003년에 재발행): 인간 성문제에 대한 논점
• 이 보고서는 평신도는 동성 관계에서 살 수 있지만 성직자는 그러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금지된다는 구분을 제안했습니다. 공식적인 교리는 아니었지만, 이 보고서는 영국 성공회 내에서 반공식적 문서로 자리 잡았으며, 예비 성직자들은 이 지침을 따를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현재는 “사랑과 신앙 안에서 살기” (LLF) 이니셔티브로 점차 대체되고 있습니다.
4. 2013년 4월: 결혼 안의 남성과 여성
• 이 문서는 주로 영국 성공회의 신앙 및 교리 위원회(Faith & Order Commission) 회원에 의해 작성되었으며, 2013년 7월 법으로 제정된 동성 결혼 법안(Marriage (Same-Sex Couples) Act)에 반대하기 위해 출판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보고서는 남성과 여성 사이의 전통적인 결혼관을 강조했습니다.
5. 2013년 11월: 필링 보고서
• 필링 보고서는 교회 내에서의 분열을 드러냈으며, 평신도 의장과 세 명의 주교가 교회에서 동성 결혼의 일부 수용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비르켄헤드의 키스 싱클레어 주교는 이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큰 변화를 반대했습니다.
6. 2014-2016년: 공유 대화
• 이는 영국 성공회의 교구 신도회에서 진행된 논의로, 성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열린 대화를 위한 기회로 의도된 것이었습니다.
7. 2017년: 주교회의 보고서
• 공유 대화 이후, 주교회의는 큰 변화를 제안하지 않았지만, 이 보고서는 총회에서 거부되었으며, 이는 교회 내에서 LGBT+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긴장과 의견 불일치를 나타냅니다.
8. 2020년: 사랑과 신앙 안에서 살기 (LLF)
• 이는 교회의 성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를 위한 새로운 협의적 접근으로, 영국 성공회 내에서 더 넓은 범위의 목소리와 관점을 반영하려는 시도를 나타냅니다. 이는 성, 정체성, 관계 문제에 대한 보다 포용적이고 탐구적인 대화로의 전환을 반영합니다.
(추후 기회가 된다면 LLF에 대해 좀더 설명하도록 하겠다.)'신학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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