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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교회의 매일 정시 기도에 대하여책&논문 소개 2025. 12. 16. 12:20
초대교회 정시 기도의 역사에 대해
좀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https://christianprince.tistory.com/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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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은 폴 F. 브래드쇼(Paul F. Bradshaw)의 저서 "초대교회의 매일 기도(Daily Prayer in the Early Church)"에서 제시된 핵심 주장과 분석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저자는 기존의 통설, 특히 아침과 저녁 기도가 성무일도의 원초적 형태였다는 클리포드 W. 뒤그모어(C. W. Dugmore)의 이론에 도전하며, 더 복잡하고 다양한 발전 과정을 제시한다.
핵심 통찰:
1. 1세기 기도의 다양성: 1세기 유대교의 기도 관습은 후대 랍비 유대교의 형태로 고정되지 않았으며, 다양한 기도 패턴이 공존했다. 하루 세 번(아침, 오후 3시, 저녁)의 랍비적 기도 외에도, 쿰란 공동체 등에서 행해진 하루 세 번(아침, 정오, 저녁) 및 밤중 기도의 대안적 전통이 존재했다.
2. 초대교회 기도의 원형: 최초의 기독교 공동체는 랍비적 전통보다는 쿰란 등에서 발견되는 비(非)랍비적 유대교 전통을 계승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초대교회의 핵심 기도 시간은 아침, 정오, 저녁, 그리고 밤중 기도였으며, 이는 종말론적 '깨어 있음'을 표현하는 신학적 의미를 가졌다.
3. 제3시와 제9시 기도의 이차적 추가: 제3시와 제9시 기도는 성무일도의 원형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수난을 기념하고 수요일과 금요일 금일(station days) 관습과 연계되면서 2세기경 서방 교회를 중심으로 추가된 이차적 요소이다.
4. 대성당 성무일도와 수도원 성무일도의 구분: 4세기 이후 매일 기도는 두 가지 뚜렷한 형태로 발전했다.- 대성당 성무일도(Cathedral Office): 일반 신자들을 위한 공적이고 전례적인 예배로, 도고기도가 핵심이었으며, 편의성과 성전 제사와의 신학적 연결로 인해 아침과 저녁 기도가 중심이 되었다.
- 수도원 성무일도(Monastic Office): 수도자들의 영성 훈련을 위한 것으로, '끊임없는 기도'를 목표로 시편 전체를 암송하는 데 중점을 둔 고행적 성격을 띠었다.
5. 시편 148-150편의 기원: 전통적으로 아침 기도의 핵심으로 여겨졌던 시편 148-150편(찬미의 시편)은 본래 대성당 아침 기도가 아니라, 시리아와 팔레스타인 지역 수도원의 밤샘 기도(vigil)를 마치는 부분에서 유래했다. 이 두 기도가 시간적으로 연결되면서 후대에 아침 기도의 일부로 편입되었다.
성무일도에 대해 좀더 알고 싶다면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도록 하자.
성무일도가 뭔가요?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성무일도(聖務日禱)는 거룩한 직무로서 바치는 일상의 기도입니다. 영어로도 ‘divine office’, 곧 거룩한 직무라고 부릅니다. 이 기도가 ‘거룩한’ 직무 혹은 의무가 되는 것은 그것이 하느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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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1세기 유대교의 매일 기도: 통념에 대한 재검토
브래드쇼는 1세기 유대교 예배가 후대의 랍비 유대교와 동일했을 것이라는 가정을 비판하며, 당시에는 다양한 기도 전통이 공존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후대의 자료를 무비판적으로 소급 적용하는 것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당대의 증거를 신중하게 재구성해야 함을 강조한다.
1세기 유대교 기도의 다양성
당시 유대인들 사이에서는 최소 세 가지의 주요 매일 기도 관습이 공존했다.
- 하루 두 번의 쉐마(Shema) 암송: 신명기 6장 4-9절 등에 기반한 신앙 고백으로, 팔레스타인과 디아스포라 유대인 모두에게 가장 기본적인 일일 신앙 실천이었다. 아침 해 뜰 무렵과 저녁 해 진 후에 암송되었다.
- 랍비 전승의 하루 세 번 기도: 아침, 오후(제9시, 즉 오후 3시), 저녁에 드리는 기도이다. 이 관습은 전통적으로 성전에서 매일 드리는 상번제와 하번제, 그리고 이를 원격으로 동참하기 위해 조직된 평신도 그룹인 '마아마돗'(ma'amadoth)에서 기원했다고 알려져 있다.
- 대안적인 하루 세 번 기도: 쿰란 공동체의 문헌(1QS, 1QH)과 다니엘서(6:10), 시편(55:17) 등에서는 아침, 정오, 저녁에 세 번 기도하는 다른 패턴이 나타난다. 브래드쇼는 이 패턴이 초대교회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기도 시간의 기원: 성전 제사 대 태양 숭배 전통
브래드쇼는 하루 세 번의 랍비적 기도가 성전 제사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통설에 대해 여러 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 기도 시간이 제사 시간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기도할 경우 시간 변동이 컸다.
- 기도의 내용에 성전 제사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다.
- 랍비 전승 내에서도 기도 시간의 기원을 족장들이나 다니엘의 기도와 연결하는 다른 설명들이 존재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그는 아침-정오-저녁 기도 패턴이 고대의 태양 숭배 전통에서 기원했을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한다. 쿰란 공동체가 태양력을 사용하고 빛과 어둠의 주제를 강조하며 동쪽을 향해 기도했던 것처럼, 이 패턴은 해의 운행 주기(일출, 정남, 일몰)에 맞춰진 자연스러운 형태이며, 랍비 유대교가 이를 성전 제사와 연결하여 이차적으로 발전시켰을 수 있다고 본다.
기도의 형태와 내용
1세기 유대교 기도는 아직 고정된 형식이 없었으며, 크게 세 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베라카 (Berakah) - '찬미받으소서'라는 의미의 축복 기도. "주님, 찬미받으소서..."로 시작하는 수동형. 3인칭으로 하느님의 행적을 서술한다.
호다야 (Hodayah) - '감사드립니다'라는 의미의 감사/찬양 기도. "주님, 당신께 감사드립니다..."로 시작하는 능동형. 2인칭으로 직접 하느님께 말한다.
직접적 아남네시스 (Direct Anamnesis) - 서론 없이 바로 하느님의 위업을 서술하며 시작하는 기도. 주로 2인칭으로 하느님께 직접 말하며 그분의 행적을 회상한다.
이 형태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융합되었고, 특히 '베라카' 형식에서도 2인칭이 사용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후대 랍비 유대교는 '베라카'를 표준 형식으로 확립했지만, 헬레니즘 유대교와 초대교회는 '호다야' 형식을 더 선호하게 된다.II. 1세기 기독교의 매일 기도: 유대교 전통의 계승과 변형
초대교인들은 유대교의 기도 관습을 물려받았지만, 그리스도 신앙의 빛 안에서 이를 독자적으로 변형시키고 발전시켰다.
초대 교회의 기도 패턴: 정오와 자정 기도의 중요성
초대 교회 공동체는 랍비 유대교의 오후 3시 기도보다는, 사도행전 10장 9절(베드로가 제6시에 기도)에서 암시되듯 정오에 기도하는 패턴을 따랐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밤중 기도(사도행전 12:5, 12; 16:25)에 대한 언급도 나타난다. 이를 종합하면, 초대교회의 기도 시간은 1세기 유대교의 대안적 전통이었던 아침, 정오, 저녁, 그리고 밤중 기도의 패턴을 따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세기 말까지 교회의 표준적인 기도 시간으로 확립된다.
기도 형식의 변화: '호다야' 형식의 선호
랍비 유대교가 '베라카' 형식을 표준화한 것과 대조적으로, 초대교회 공동체, 특히 헬레니즘권에서는 '호다야' 형식을 선호했다. 신약성경에서 감사와 찬양을 표현할 때 '에우카리스테오'(eucharisteo) 동사가 '에울로게오'(eulogeo)보다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것이 그 증거이다. 이는 감사(eucharistia)를 희생 제사의 대안으로 보는 헬레니즘 유대교의 사상과도 연결된다.
종말론적 차원: '깨어 있음'으로서의 기도
초대교회에서 정해진 시간에 드리는 기도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종말론적 '깨어 있음'(watchfulness)의 표현이었다. 신약성경은 기도와 '깨어 있다'(gregoreō)는 동사를 자주 연결시킨다(마르 14:38; 골로 4:2). 이는 임박한 파루시아(재림)에 대한 지속적인 준비 상태를 전례적으로 표현하는 행위였다. 쿰란 공동체와 마찬가지로 동쪽을 향해 기도하는 관습 역시 떠오르는 '의의 태양'이신 메시아의 오심을 기다리는 종말론적 의미를 담고 있었다.
III. 2-3세기 기도의 발전: 통설에 대한 도전
브래드쇼는 아침과 저녁 기도가 교회의 가장 오래되고 의무적인 기도 시간이었다는 뒤그모어의 통설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그는 2-3세기 문헌들을 통해 이 시기 교회의 기도 패턴이 훨씬 더 풍부했음을 보여준다.
동방과 서방의 증거: 네 가지 핵심 기도 시간
- 동방 교회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 오리겐): 이들의 저술은 아침, 정오, 저녁, 그리고 밤중 기도가 표준적인 기도 시간이었음을 명확히 증언한다. 클레멘스는 제3시와 제9시 기도를 "어떤 이들"이 추가적으로 지키는 관습으로 언급하여, 이것이 보편적인 규범이 아니었음을 시사한다.
- 서방 교회 (터툴리안, 키프리안, 히폴리투스): 서방에서는 아침, 저녁뿐만 아니라 제3시, 제6시(정오), 제9시, 밤중 기도가 모두 지켜지고 있었다. 터툴리안이 아침과 저녁 기도를 '규정된 기도'(legitimis orationibus)라고 부른 것은, 이 두 기도가 다른 시간 기도보다 더 중요해서가 아니라, 제3, 6, 9시 기도와 달리 성경에서 명시적인 선례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명령 없이도 마땅히 드려야 할' 기도라고 설명한 것이다.
제3시와 제9시 기도의 기원: 수난 기념과 금식
브래드쇼는 제3시와 제9시 기도가 이차적으로 추가된 관습이며, 그 기원은 그리스도의 수난 기념 및 금식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1. 제9시 기도 (오후 3시): 이 시간은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운명하신 시간이다. 초대교회는 수요일과 금요일에 금식을 했는데, 이 금식은 제9시에 기도로 마무리되었다. 이 금일(station days)의 기도 관습이 점차 매일의 기도 시간으로 확장되었다.
2. 제3시 기도 (오전 9시): 제9시와 제6시(정오) 기도가 확립된 후, 하루의 시간을 구분하는 나머지 시간인 제3시에도 기도가 추가되었다. 이 관습은 서방에서 먼저 시작되어 동방으로 점차 확산되었으며, 예루살렘에서는 4세기 말에도 사순 시기에만 공적으로 지켜질 정도로 비교적 늦게 정착되었다.IV. 대성당 성무일도와 수도원 성무일도: 두 가지 전통의 형성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평화 이후, 기독교 공동체가 공적으로 모일 수 있게 되면서 매일 기도는 뚜렷하게 다른 두 가지 형태로 발전했다.
대성당 성무일도 (The Cathedral Office)
일반 신자 공동체의 공적 예배로,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졌다.
- 아침과 저녁 기도의 부상: 하루의 시작과 끝이라는 실용적 이유와, 구약의 아침·저녁 제사를 기독교적으로 성취한다는 새로운 신학적 해석이 결합되면서 이 두 시간이 핵심적인 공적 기도 시간으로 부상했다.
- 핵심 요소: 핵심 내용은 찬미와 감사, 그리고 참회였다. 안디옥에서는 시편 63편(아침)과 141편(저녁)이 고정 시편으로 사용되었고, 교회와 세상을 위한 중보기도가 예배의 중심을 차지했다.
- 등불 의례 (Lucernarium): 갑바도키아 등지에서는 저녁 기도 때 등불을 밝히는 의식이 거행되었으며, '포스 힐라론'(Phos Hilaron)과 같은 찬미가가 함께 불렸다. 이는 공동체 식사였던 '아가페'의 등불 축복 의식에서 유래한 것이다.
- 예루살렘의 예식 (에제리아의 증언): 4세기 예루살렘에서는 아침, 정오, 제9시, 저녁 기도가 모두 동등한 중요성을 지닌 대성당 성무일도로 거행되었다. 특히 주일 밤샘 기도는 부활 복음 낭독을 중심으로 한 '케리그마적' 성격의 독특한 예배였다.
수도원 성무일도 (The Monastic Office)
수도 공동체의 영성 수련을 위한 기도로, 대성당 성무일도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목적과 구조를 가졌다.
- 영성적 목표: '끊임없는 기도'의 이상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를 위해 시편 전체를 암송하는 것이 핵심적인 수행이 되었다.
- 이집트 수도원의 전통: 초기 이집트 은수자들은 정해진 시간 없이 기도했으나, 공동체가 형성되면서 저녁 기도와 밤샘 기도(vigil)가 정착했다. 이들은 12개의 시편을 각 시편 끝에 기도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암송했다. 중요한 것은 이들에게는 전통적인 아침 기도가 없었고, 밤샘 기도가 아침 동트기 전에 끝났다는 점이다.
- 시편 148-150편의 진짜 기원: 브래드쇼의 핵심적인 수정 주장 중 하나이다. 시리아와 팔레스타인 수도원에서는 밤샘 기도가 끝날 때 고정적으로 찬미의 시편(시편 148-150편)을 노래했다. 후대에 이 밤샘 기도가 아침 기도와 시간적으로 바로 연결되면서, 이 시편들이 마치 아침 기도의 시작 부분인 것처럼 여겨지게 되었고, 결국 모든 교회의 아침 기도에 편입되었다. 이는 이 시편들이 유대교 회당 예배에서 유래했다는 기존의 통설을 뒤집는 것이다.
- 서방 수도원의 발전: 서방 수도원 성무일도는 동방의 모델을 따랐지만, 점차 더 복잡하고 정교하게 발전했다. '성 베네딕트 규칙서'는 초기의 로마 수도원 전통과 '스승의 규칙서'(Regula Magistri)를 바탕으로 성무일도를 개혁하고 체계화한 결과물이다.
V. 결론: 초대교회의 기도 유산에 대한 성찰
브래드쇼는 초대교회의 매일 기도 역사 연구를 통해 현대 교회가 얻을 수 있는 몇 가지 성찰을 제시한다.
1. 규범적 패턴의 부재: 초대교회의 기도 관습은 매우 다양했으므로, 아침과 저녁 기도만을 절대적인 규범으로 삼을 이유는 없다. 특히 종말론적 신앙과 깊이 연관된 밤중 기도의 중요성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2. 도고기도의 핵심적 역할: 초기 대성당 성무일도의 핵심은 세상을 위한 도고기도였다. 그러나 수도원의 영향으로 시편 암송이 중심이 되면서 이 요소가 약화되었다. 현대 성무일도 개혁은 이 중보기도의 역할을 회복해야 한다.
3. 시편 사용의 재고: 수도원 전통에서 비롯된 시편 전체 암송 원칙은 현대 신자들에게 어려움을 줄 수 있다. 그리스도 중심적 해석의 전통을 이해하고, 다양한 기도 형식과 찬미가(hymn)를 통해 기도 생활을 풍요롭게 할 필요가 있다.
4. 성경 독서의 목적: 성무일도 내의 성경 독서는 원래 수도원의 교훈적(didactic) 학습 목적에서 비롯되었다. 현대에는 교회의 전례적 상황에 맞는 케리그마적(선포적), 파라클레시스적(권고적) 독서를 강화하고, 교훈적 성경 공부는 다른 기회로 분리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브래드쇼는 우리가 물려받은 성무일도가 본질적으로 수도원의 형태임을 지적하며, 현대 교회가 역사적 통찰을 바탕으로 일반 신자들의 삶에 맞는 진정한 '대성당' 성무일도를 창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고 결론짓는다.'책&논문 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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