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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능동 순종에 대한 신학 논쟁신앙/신학 이야기 2026. 1. 14. 00:17

이번 포스팅은 최갑종 교수의 <성경은 그리스도의 순종(능동/수동)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가?>를 정리한 것이다.
최근 한국 장로교단 내에서 그리스도의 순종을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으로 구분하여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한 신학적 논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 논쟁은 구원론의 핵심인 칭의론과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능동적 순종 옹호론은 그리스도의 순종을 두 가지로 구분한다. 첫째, 전 생애에 걸친 율법 준수인 능동적 순종을 통해 영생의 의를 획득하셨고, 둘째, 십자가 죽음인 수동적 순종을 통해 죄 사함의 의를 이루셨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의가 모두 신자에게 전가되어야 완전한 구원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반면, 수동적 순종 중심론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만으로 죄 사함과 영생을 포함한 구원의 모든 의가 충분히 마련되었다고 본다. 그리스도의 생애 전체의 순종은 흠 없는 속죄 제물이 되기 위한 예비 과정이며, 구원의 유일한 근거는 십자가 사건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 논쟁으로 인해 주요 장로교단(예장 합동, 합신, 고신)들은 서로 다른 공식 입장을 채택하며 교단 간 신학적 긴장을 유발하고 있다. 논쟁의 핵심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순종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와 율법이 순종하는 자에게 영생을 약속하는가라는 두 가지 문제로 압축된다.
최갑종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성경은 십자가 사건을 그리스도의 모든 순종이 최고조에 이른 완성적 사건으로 제시한다. 즉, 십자가는 인류의 죄 값을 대신 치른 완전한 수동적 순종인 동시에, 하나님과 이웃 사랑이라는 율법의 최고 강령을 성취한 완전한 능동적 순종이다. 따라서 두 순종을 분리하거나 어느 한쪽의 중요성을 약화시키는 것은 성경의 가르침과 거리가 있다. 저자는 양측의 장점을 수용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통합적 이해를 통해 논쟁을 극복하고, 상호 비방보다는 겸손한 자세로 성경 연구에 매진할 것을 제언한다.
참고로, 조금은 오래된 글이라, 현 상황을 100% 반영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읽기를 바란다.
1. 논쟁의 개요 및 핵심 쟁점
1.1. 논쟁의 시작: 한국 장로교단의 신학적 현안
지난 몇 년간 한국 장로교단 내에서 구원의 필수 요소인 그리스도의 순종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신학적 논쟁이 발생했다. 이 논쟁은 총신, 고신, 합신 등 주요 신학대학원의 조직신학 및 역사신학 교수들 사이에서 시작되어, 이제는 각 교단과 소속 목회자들 사이의 논쟁으로 확산되었다.
1.2. '능동적 순종' 옹호론
이 입장은 그리스도의 순종을 두 가지 측면으로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핵심 주장:
- 능동적 순종 (Obedientia Activa): 그리스도께서 전 생애에 걸쳐 율법을 완벽하게 지킴으로써, "행하면 살리라"(레 18:5)는 율법의 요구에 따라 영생에 필요한 의(義)를 획득하신 순종.
- 수동적 순종 (Obedientia Passiva):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인류의 죄 값을 치르고 속죄를 완성하신 순종.
- 의의 이중적 전가: 칭의를 위해서는 수동적 순종을 통한 죄 사함의 의와 능동적 순종을 통한 영생의 의가 모두 신자에게 전가되어야 한다. 수동적 순종만으로는 타락 이전의 아담 상태로 돌아갈 뿐 영생을 얻기에는 불충분하다.
- 주요 논거:
- 합동신학대학원 김병훈 교수는 "그리스도의 율법에 대한 순종은 '행하면 살리라'는 율법 규정에 따라 우리를 대신하여 성취하시어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 총신 신대원 김효남 교수는 "수동적 순종으로는 우리는 타락 전의 아담에게로 돌아갈 뿐, 영생을 위해서 필요한 의, 곧 율법을 완전히 지킴으로 얻는 의가 없기 때문"에 능동적 순종이 필연적이라고 주장한다.
- 이 주장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루터, 칼뱅 등 정통 개혁신학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본다.
1.3. '수동적 순종' 중심론
이 입장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순종만으로 구원에 필요한 모든 의가 충분히 마련되었다고 주장한다.
- 핵심 주장:
- 그리스도의 전 생애에 걸친 율법 순종은 그가 십자가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온전한 속죄 제물이 되기 위한 예비적 성격을 가진다.
- 구원의 유일한 근거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의 피 흘리심과 희생적 죽음이다. 이를 통해 죄 사함, 대속, 하나님의 의가 모두 완성되었다.
- 능동적 순종 교리는 십자가의 유일성을 상대화시킬 위험이 있으며, 성경적 근거가 희박한 17세기 이후의 신학적 사변의 산물이다.
- 주요 논거:
- 전 총신대학교 서철원 교수는 "능동적 순종 주장은 아무런 성경적 근거와 지지가 없다. 그러므로 능동적 순종 주장은 폐기처분해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한다. 그는 이 교리가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옆으로 밀어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한다.
- 고경태 박사는 "율법 준수로 영생을 획득함"이라는 개념 자체를 비판하며, 능동적 순종 교리가 이 사상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평가한다.
1.4. 교단별 공식 입장
교단 총회 결의 시점 공식 입장 요약 예장 합신 2020년 9월 (105회)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의 전가 교리는 개혁교회의 정통 교리임을 확인하고 옹호함. 예장 합동 2021년 9월 (106회)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은 성경적 근거가 없다"고 결의함. (2022년 107회 총회에서 1년간 추가 연구하기로 함) 예장 고신 2022년 9월 (72회) 그리스도의 능동/수동 순종 교리가 성경과 정통 개혁신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 보고서를 총회 입장으로 채택함. 1.5. 논쟁의 두 가지 핵심 이슈
- 그리스도의 십자가 순종 해석:
- 능동적 순종론: 십자가 이전의 율법 순종(영생의 의 획득)과 십자가 순종(죄 사함의 의 획득)을 구분한다.
- 수동적 순종론: 십자가 순종만으로 구원의 모든 의가 충분히 마련되었다고 본다.
- 저자의 비판: 양측 모두 십자가 사건 자체가 최고의 능동적 순종인 동시에 최고의 수동적 순종이라는 통합적 시각을 간과하고 있다.
- 율법의 용도 및 해석:
- 능동적 순종론: 창세기 2:17, 레위기 18:5 등을 근거로 율법이 순종하는 자에게 '영생'을 약속하는 '행위 언약'의 성격을 가진다고 본다.
- 수동적 순종론: 율법은 처음부터 구원의 수단이 아니었으며, 행위 언약은 성경적 근거가 약하다고 주장한다.
2. 성경 본문에 대한 분석: 십자가와 율법 성취
2.1. 로마서 3장: 십자가를 통해 나타난 '하나님의 한 의'
로마서 3:21-26은 바울 복음의 심장부로, '하나님의 한 의'가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설명한다.
- 하나의 의: 바울은 본문에서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통해 나타난 '하나님의 의'라는 단일한 의를 강조한다. 율법 순종으로 얻는 영생의 의와 십자가를 통한 죄 사함의 의를 구분하지 않는다.
- 십자가의 양면성: 십자가 사건은 다양한 개념으로 설명된다.
- 속량(Redemption): 죄의 노예가 된 인간을 해방하기 위해 그리스도의 죽음이라는 대가를 치른 행위.
- 화목/속죄 제물(Hilasterion): 구약의 속죄소 개념과 연결되며, 두 가지 의미를 모두 포함한다.
- 수동적 순종: 죄에 대한 하나님의 공의로운 진노와 심판을 대신 받는 것.
- 능동적 순종: 하나님과 이웃을 향한 최고의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율법의 모든 요구를 성취하는 것.
- 결론: 십자가 사건은 그 자체로 수동적 순종과 능동적 순종이 분리될 수 없는 통합체이다. 그리스도의 전 생애는 십자가라는 절정을 향한 과정이며, 십자가에서 모든 순종이 완성되었다.
2.2. 로마서 5장: 아담의 불순종과 그리스도의 순종
로마서 5:12-21은 인류의 대표인 아담과 그리스도를 대조한다.
- 아담의 불순종: 한 사람 아담의 구체적인 불순종 행위(선악과를 먹은 것)가 모든 인류에게 죄와 정죄, 죽음을 가져왔다.
- 그리스도의 순종: 이와 대조적으로,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한 의로운 행위'(18절)와 '순종'(19절)이 많은 사람에게 생명과 의를 가져왔다.
- '한 의로운 행위'의 의미: 문맥상 아담의 '한 범죄'와 대칭을 이루는 이 순종은 그리스도의 전 생애가 아닌, 십자가에서의 순종이라는 구체적이고 결정적인 행위를 가리킨다. 이는 빌립보서 2:8("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에서도 확인된다. 십자가는 그리스도의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순종의 절정이다.
2.3. 율법의 약속에 대한 재해석: 창세기 2장, 레위기 18장
'능동적 순종' 옹호론의 핵심 근거인 율법의 '영생 약속'은 본문의 문맥과 다르게 해석될 소지가 있다.
- 창세기 2:17: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는 불순종에 대한 형벌을 명시할 뿐, 순종할 경우 공로로 '영생'을 주겠다는 약속은 본문에 직접 나타나지 않는다. 타락 전 아담은 이미 생명나무에 접근 가능했으며 하나님의 축복 가운데 있었다.
- 레위기 18:5: "사람이 이를 행하면 그로 말미암아 살리라"는 구절에서 '살리라'는, 이미 구원받은 언약 백성이 약속의 땅(가나안)에서 누릴 언약적이고 현세적인 복된 삶을 의미한다. 이는 율법 준수를 통해 종말론적 영생을 획득하는 조건으로 제시된 것이 아니다.
- 갈라디아서 3:12: 바울이 레위기 18:5를 인용할 때, 이는 율법이 '행함'의 원리에 기초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믿음'의 원리와 대조하기 위함이다. 율법을 믿음과 나란한 또 하나의 구원의 길로 제시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2.4. 로마서 8장: 그리스도의 율법 성취의 의미
로마서 8:1-4는 그리스도께서 어떻게 율법의 무능력을 극복하고 우리를 해방하셨는지를 설명한다.
- 하나님의 사역: "율법이 육신으로 말미암아 연약하여 할 수 없는 그것을 하나님은 하시나니" (3절). 하나님은 아들을 죄 있는 육신의 모양으로 보내어 죄를 심판하셨다.
- 율법 요구의 성취: 이 사역의 목적은 "육신을 따르지 않고 그 영을 따라 행하는 우리에게 율법의 요구가 이루어지게 하려 하심" (4절)이다.
- '율법의 요구': 이는 모든 율법의 강령인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마 22:34-39)을 의미한다.
- 십자가와 율법 성취: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은 아버지의 뜻에 대한 온전한 순종(하나님 사랑)이자 우리를 위한 목숨을 내어줌(이웃 사랑)으로써 이 '율법의 요구'를 가장 완벽하게 성취한 사건이다.
- 결론: 성경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율법의 완전한 성취(순종)를 분리하지 않는다. 십자가에서 완전한 속죄와 완전한 율법 성취가 동시에 이루어졌다.
3. 저자의 종합 및 제언
3.1. 양측 주장의 장점과 약점
구분 장점 약점 수동적 순종 중심론 - 십자가 중심의 '하나의 의'를 강조하여 구원의 근거를 명확히 함.
- 율법 순종이 십자가와 대등한 또 다른 의를 가져오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함.- 그리스도의 전 생애의 순종이 가지는 구원사적 의미를 간과할 수 있음.
- 십자가 사건 자체에 내재된 '율법의 완전한 성취'라는 능동적 측면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함.능동적 순종 옹호론 - 십자가뿐 아니라 그리스도의 전 생애를 복음의 내용으로 확대하여 풍성하게 이해함. - 성경 해석의 뒷받침 없이 '행위 언약' 개념을 전제하여 의를 둘로 양분함.
- 결과적으로 십자가 사건의 의미를 약화시키고, 십자가만으로는 영생에 불충분하다는 결론에 이를 위험이 있음.3.2. 제3의 길: 십자가 중심의 통합적 이해
논쟁을 극복하기 위한 길은 양측의 장점을 살리면서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단점을 극복하는 것이다.
- 그리스도의 순종은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총체적 사건이다.
- 그리스도의 전 생애는 십자가라는 절정과 완성을 향한 순종의 과정이었다.
- 십자가 사건은 인류의 죄 값을 대신 치른 최고의 수동적 순종인 동시에, 율법의 모든 요구(사랑)를 남김없이 이룬 최고의 능동적 순종이다.
이러한 통합적 관점은 십자가의 유일성과 충족성을 굳게 지키면서도 그리스도의 전 생애가 지닌 복음적 가치를 온전히 포용할 수 있게 한다.
3.3. 논쟁 극복을 위한 제언
- 성경신학적 연구 심화: 논쟁을 주도해 온 조직신학, 역사신학 교수들뿐만 아니라 성경신학 분야의 교수들이 관련 본문에 대한 깊이 있는 주석적 연구를 통해 논의의 성경적 토대를 강화해야 한다.
- 겸손과 상호 존중의 자세: 17세기 웨스트민스터 총회에서 신학자들이 격렬하게 토론하면서도 서로를 이단으로 정죄하지 않았던 역사를 교훈 삼아야 한다. 신학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정죄하거나 적대시하는 오류를 피해야 한다.
- 성도의 성경 상고: 이 논쟁은 교회의 존립이 걸린 구원론의 근간에 관한 문제이므로, 목회자와 평신도들 역시 베뢰아 성도들처럼 말씀이 그러한가 하여 날마다 성경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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