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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빈이 말하는 두 종류의 집사, 이것이 나오게 된 배경은?
    신앙/신학 이야기 2026. 1. 16. 11:19

    칼뱅의 이중 집사직, 그리고 그 기원

    좀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세요.https://christianprince.tistory.com/212

    www.youtube.com


    칼빈의 로마서 12:8 주해: 사회적, 우연적, 혹은 신학적 기원인가?


    이번 포스팅은 ELSIE ANNE MCKEE의 논문인 CALVIN'S EXEGESIS OF ROMANS 12:8— SOCIAL, ACCIDENTAL, OR THEOLOGICAL?에 나오는 존 칼빈의 '이중 집사직(twofold diaconate)' 교리와 로마서 12장 8절에 대한 그의 독특한 해석의 기원을 탐구한다. 이 교리의 형성 배경을 두고 학계에서는 크게 세 가지 전통적 설명이 존재해왔다. 첫째는 칼빈이 제네바의 기존 사회 복지 제도를 신학적으로 정당화했다는 '사회-역사적 설명'이고, 둘째는 개혁 교회의 복수 직분론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파생된 '우연적 결과'라는 설명이며, 셋째는 그의 동료 개혁가 마틴 부처의 신학적 영향이 결정적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저자 엘시 앤 맥키(Elsie Anne McKee)는 이 모든 설명을 넘어선 제4의 관점을 제시한다. 그에 따르면, 칼빈의 이중 집사직은 여러 성경 본문이 제기하는 주해적, 신학적 난제들을 해결하고 통일된 신약 교회의 청사진을 구축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고안된 '신학적 구성물(theological construct)'이다. 특히 로마서 16장의 여성 집사 '뵈뵈'의 역할과 디모데전서 5장의 과부들에 대한 로마 가톨릭의 해석을 반박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한 칼빈은, 선대 개혁가들이 발전시킨 로마서 12장 8절 해석을 창의적으로 적용했다. 이를 통해 그는 행정적 기능과 인격적 돌봄이라는 두 종류의 집사직을 정립하여, 흩어져 있는 성경의 증거들을 하나의 일관된 교회 직분 체계로 통합했다. 결정적으로 이 교리는 1540년 칼빈의 로마서 주석 집필 이후인 1543년판 『기독교 강요』에서 완성된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는 사회적 현실의 반영이라기보다는 성경 본문과의 씨름을 통해 도출된 신학적 결론임을 시사한다.


     

    서론: 칼빈의 이중 집사직에 관한 논쟁

    존 칼빈의 집사직 교리와 제네바의 복지 제도의 관계는 오랫동안 16세기 사회 및 지성사 연구의 중요한 주제였다. 이 논쟁의 핵심은 칼빈이 어떻게 두 종류의 집사(이중 집사직)라는 개념을 발전시켰으며, 로마서 12장 8절을 그 신학적 근거로 삼게 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본 문서는 이 질문에 대한 세 가지 전통적인 답변을 검토하고, 저자가 제시하는 네 번째 설명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제1관점: 사회-역사적 설명

    가장 널리 제기된 이 설명은 지적 체계의 발전에 있어 사회적 영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수정주의 역사관에 뿌리를 둔다. 즉, 신학이라는 '알'보다 실천이라는 '닭'이 먼저라는 것이다.

    • 핵심 주장: 16세기 유럽 전역에 확산되던 사회 복지 제도의 실천이 칼빈의 집사직 교리와 성경 해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 주요 증거: 제네바 종합병원 (Hôpital Général)
      • 제네바 시는 칼빈이 도착하기 1년 전인 1535년에 새로운 중앙집권적 복지 시스템인 종합병원을 설립했다.
      • 이 시스템은 두 종류의 인력으로 운영되었다:
        1. 행정관 (Procureurs): 재정 자원을 관리하고 분배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 병원 관리인 (Hospitalier): 상주하며 실질적인 구호 활동을 수행했다.
      • 이러한 이원적 구조는 칼빈이 주장한 두 종류의 집사직, 즉 교회의 재정을 관리하는 집사와 가난한 이들을 직접 돌보는 집사의 역할과 현저한 유사성을 보인다.
    • 대표 학자: 로버트 M. 킹던(Robert M. Kingdon)이 이 관점의 가장 강력한 옹호자이다. 그는 칼빈이 제네바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이중적 복지 시스템을 목격하고 깊은 인상을 받아, 이를 뒷받침할 성경적 근거를 찾다가 로마서 12장 8절을 발견했다고 주장한다.
    • 킹던의 논증:

    이 주장은 칼빈의 이중 집사직 교리가 1536년판 『기독교 강요』에는 없다가 1539년판에 추가되었다는 사실에 의해 뒷받침된다.


    제2관점: 지성사적 설명

    지성사적 접근은 칼빈의 교리가 사회적 영향보다는 신학적 논리의 내적 발전 과정에서 형성되었다고 본다. 여기에는 두 가지 세부적인 견해가 있다.

    1. 복수 직분론의 우연적 결과

    • 핵심 주장: 집사직 교리는 칼빈이 의도적으로 발전시킨 것이 아니라, 개혁 교회의 '복수 직분론(plural office theory)'을 성경적으로 완성하는 과정에서 거의 우연하게 도출된 결과물이다.
    • 대표 학자: 구스타프 안리히(Gustav Anrich).
    • 논증: 칼빈과 그의 선배 개혁가들(오이콜람파디우스, 부처 등)은 말씀과 성례의 사역(목사)과 권징의 사역(장로)에 주된 관심을 두었다. 이들은 에베소서 4장 11절, 고린도전서 12장 28절, 로마서 12장 8절 등을 근거로 신약 교회의 직분 체계를 정립하고자 했다. 안리히에 따르면, 일단 목사와 장로 직분이 확립되자, 성경 본문에 나열된 다른 직분들인 교사와 집사를 추가하는 것은 실질적인 필요 때문이 아니라, "일단 확립된 신약성서의 직분 질서 원칙"을 끝까지 수행하려는 주해의 논리적 필연성의 결과였다.

    2. 마틴 부처의 영향

    • 핵심 주장: 칼빈의 집사직 교리, 특히 그 발전된 형태는 그의 스승이자 동료였던 스트라스부르의 개혁가 마틴 부처(Martin Bucer)에게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 대표 학자: 윌리엄 이네스(William Innes).
    • 논증: 이네스는 부처의 신학이 칼뱅 집사직 교리의 핵심 원천이며, 특히 가난한 자를 인격적으로 돌보는 목회적 측면(두 번째 종류의 집사)이 부처로부터 왔다고 주장한다. 그는 칼빈의 초기 『기독교 강요』에는 이러한 개인적 돌봄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칼빈이 부처와 교제한 이후에 그의 사상을 차용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 반론: 저자는 부처가 로마서 12장 8절을 칼빈처럼 체계적으로 발전시키지 않았고, 그의 저작에서 이중 집사직 개념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부처의 직접적인 영향력에 의문을 제기한다.

    저자의 제4관점: 신학적 구성물로서의 집사직

    저자 엘시 앤 맥키는 앞선 세 가지 설명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그것들이 칼빈의 독특한 로마서 12장 8절 해석의 핵심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고 본다. 그는 칼빈의 교리 발전이 신학적 방법론과 주해적 문제 해결의 과정에서 비롯된 의도적인 '신학적 구성물'이라고 주장한다.

    • 핵심 주장: 칼빈의 이중 집사직은 사회적 현실을 반영하거나 다른 이론의 부산물이 아니라, 흩어져 있는 여러 성경 구절들이 제기하는 난제들을 해결하여 통일되고 실천 가능한 신약 교회의 모습을 구축하려는 신학적 동기에서 비롯되었다.
    • 해결해야 할 주해적 문제들:
      1. 뵈뵈(Phoebe)의 직분 (로마서 16:1-2): 성경은 '뵈뵈'라는 여성을 '디아코노스(diáconos)', 즉 집사로 칭한다. 16세기 사회 통념상 여성이 남성을 포함하는 교회의 공적 지도력을 갖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칼빈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2. 과부들의 역할 (디모데전서 5:9-10): 로마 가톨릭 교회는 이 본문을 근거로 여성 수도회(수녀)와 독신 서약을 정당화했다. 프로테스탄트 개혁가로서 칼빈은 이러한 해석을 반박하면서도, 왜 성경이 과부들을 특별한 방식으로 등록했는지 설명해야 했다.
    • 칼빈의 신학적 해결책: 성경 본문들의 통합 칼뱅은 자신의 성경 해석 원리, 즉 '성경의 통일성'과 '권위', 그리고 '상호 조명'의 원칙에 따라 이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했다.
      1. 뵈뵈와 과부의 연결: 그는 뵈뵈의 역할을 디모데전서 5장의 과부들과 연결시켰다. 두 본문 모두 여성의 환대와 성도를 섬기는 일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여성 집사의 직무를 병자와 가난한 자를 돌보는 '간호사'의 역할로 한정함으로써 당시의 문화적 제약을 넘어서는 동시에 성경 본문을 설명할 수 있었다.
      2. 로마서 12:8의 적용: 이 지점에서 선대 개혁가들(르페브르, 루터, 오이콜람파디우스, 부처)이 발전시켜 온 로마서 12장 8절의 주해 전통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칼빈은 이 구절에 나타난 두 종류의 자선 활동을 자신의 체계에 적용했다.
        • "구제하는 자(those who give)" → 행정 집사: 사도행전 6장의 일곱 사람과 연결. 교회의 구제 기금을 관리하고 분배하는 직무.
        • "자비를 베푸는 자(those who do mercy)" → 구제 집사: 뵈뵈와 디모데전서의 과부들과 연결. 병자와 가난한 이들을 인격적으로 직접 돌보는 직무.
    • 결정적 증거: 연대기 분석
      • 킹던의 주장과 달리, 로마서 12장 8절을 근거로 한 이중 집사직 교리가 명시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1539년판이 아닌 1543년판 『기독교 강요』에서이다.
      • 이는 칼빈이 로마서 주석을 집필한(1540년) 이후의 일이다. 이 시기적 순서는 그가 로마서 본문, 특히 12장과 16장을 깊이 연구하는 과정에서 이 신학적 구성을 완성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 최종적으로 확립된 교리에서 집사의 임무 구분은 제네바의 시민 복지 제도의 관행이 아니라 로마서 12장 8절의 구절에 따라 엄격하게 나뉜다. 이는 교리의 원천이 사회적 실천이 아닌 성경 본문임을 증명한다.

    결론

    칼빈의 이중 집사직 교리는 제네바의 사회적 현실을 성경으로 정당화한 수동적 결과물이 아니다. 오히려 이는 뵈뵈의 직분, 과부의 역할 등 여러 주해적 난제들을 해결하고, 다양한 성경 본문들을 하나의 일관되고 권위 있는 교회 질서로 통합하려는 칼빈의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신학 작업의 산물이다. 그는 자신의 신학적, 해석학적 전제 위에서 선대의 주해 전통을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구체화함으로써, 사회적 필요와 성경적 원리를 모두 아우르는 독창적인 집사직 모델을 구축했다. 따라서 칼빈의 로마서 12장 8절 해석의 기원은 사회적, 우연적 요인보다는 '신학적' 요인에서 찾는 것이 가장 설득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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