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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악랄하다책&논문 소개 2026. 1. 27. 20:01
내 인생 경험에 의하면, 스스로를 도덕적이고 신사적이며 문명화 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더 악랄하고 갑질한다. 식당에서도 "나 이런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갑질하는 법이다.
반면, 교회는 스스로를 <죄인>이라고 고백하는 공동체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지 않는다. 즉, 복음을 아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다른 사람을 업신여기지 않는다. 나에게 무슨 <자격>이 있다고 남을 업신여긴단 말인가? 그래서 기독교는 <자격 없는 자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라"는 성경의 말씀을 실천하여,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하나님 나라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은 나의 경험이고, 실제로도 그렇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까 궁금해왔다. 이번 포스팅은 바로 그에 대한 연구 결과 논문을 정리한 것이다. 참고로 논문의 제목은 <Being good to look good: Self-reported moral character predicts moral double standards among reputation-seeking individuals>이다. 연구 논문은 아래의 링크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http://bpspsychub.onlinelibrary.wiley.com/doi/10.1111/bjop.12608
이번 포스팅은 자기 보고된 도덕적 품성(Self-reported moral character)이 실제 도덕적 행동이나 판단과 항상 일치하지 않는 이유를 분석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스로를 도덕적이라고 평가하는 개인들은 특히 평판 관리 동기(Reputation management motives)가 강할 때 타인의 잘못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도 자신의 위반 행위는 가볍게 여기는 '도덕적 위선' 또는 '도덕적 이중 잣대'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주요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 도덕적 품성의 두 얼굴: 자기 보고된 도덕적 품성에는 '진정한' 도덕적 갈망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좋게 보이고자 하는 '평판 관리' 성격이 공존한다.
- 평판 동기의 조절 효과: 타인의 인정을 중시하는 사람일수록 도덕적 품성 점수가 높을 때 타인에 대한 비난은 강화하고 자기 합리화는 심화한다.
- 비난의 전략적 활용: 타인의 잘못을 강하게 비난하는 행위는 자신의 도덕성을 외부에 알리는 저비용의 신호(Signaling)로 활용된다.
- 방법론적 입증: 대규모 다국적 패널 데이터(N=34,323)와 행동 실험(N=700) 등 4가지 연구를 통해 이러한 상관관계가 일관되게 입증되었다.

1. 연구 배경 및 문제 제기
전통적인 윤리학과 사회과학에서는 도덕적 품성이 도덕적 판단과 실천의 토대라고 보아왔다. 그러나 실제 연구 데이터(예: 111개 연구에 대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자기 보고된 도덕적 정체성이 실제 도덕적 행동을 예측하는 효과 크기는 매우 작게 나타난다.
- 가설 설정: 도덕적 품성을 스스로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은 선해 보이고자 하는 욕구에 의해 동기부여를 받으며, 이는 평판을 중시하는 개인에게서 타인에 대한 도덕적 가혹함과 자기 관대함이라는 이중 잣대로 나타날 것이다.
- 진화론적 관점: 인간은 생존을 위해 좋은 협력자로 보이고 사회적 배제를 피해야 하므로, 도덕적 평판을 유지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도덕적 품성을 내면화하거나 외부에 과시하려는 동기가 발생한다.
2. 주요 변인 및 측정 지표
연구에서는 도덕적 품성과 평판 관리 동기를 다양한 지표로 측정하여 결과의 일반성을 확보하였다.
[표 1] 연구별 측정 변인 및 도구
구분 도덕적 품성 (Moral Character) 지표 평판 관리 동기 (Reputation Management) 지표 연구 1 자애(Benevolence) 및 보편주의(Universalism) 가치 권력(Power) 및 성취(Achievement) 가치 연구 2 정의 민감도 (Justice Sensitivity) 자기 모니터링 (Self-monitoring) 연구 3 도덕적 정체성 (Moral Identity) 지위에 대한 관심 (Concern about status)
3. 핵심 연구 내용 및 분석 결과
3.1. 연구 1: 대규모 다국적 패널 데이터 분석
25개국 34,323명의 유럽 사회 조사(ESS)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이다.
- 타인 판단: 도덕적 품성이 높을수록 타인의 위반 행위를 더 심각하게 인지했다. 이러한 경향은 평판 관리 동기가 강한 사람들에게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 자기 행동: 도덕적 품성이 높을수록 자신의 위반 빈도가 낮다고 보고했으나, 이는 실제 행동보다는 대면 조사에서의 전략적 자기 제시(Self-presentation)일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3.2. 연구 2: 시나리오 기반 도덕적 비난 실험
조직 내 위반 시나리오를 통해 자신과 타인을 평가하게 한 실험 결과(N=198)이다.
- 상호작용 효과: 평판 관리 동기가 높은 집단에서 도덕적 품성 점수가 높을수록 타인에 대한 비난은 증가했으나, 자신에 대한 비난은 오히려 감소하거나 변화가 없었다.
- 이중 잣대의 확인: 평판을 중시하는 소위 '도덕적' 개인들은 동일한 잘못에 대해 타인보다 자신에게 훨씬 관대한 기준을 적용했다.
3.3. 연구 3 및 파일럿 연구: 자원 배분 행동 실험
실제 보상(보너스)이 걸린 경제 게임을 통해 도덕적 판단과 행동을 관찰한 결과(N=301)이다.
- 행동과 판단의 괴리: 도덕적 정체성이 높은 사람들은 실제 게임에서 더 공정한 선택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평판을 중시하는 개인들은 타인의 이기적 행동을 비난하는 데는 열중하면서도, 자신의 판단 기준을 자신에게는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았다.
- 비난의 도구화: 평판 동기가 강한 이들은 타인의 공정한 행동을 칭찬하기보다 이기적인 행동을 비난함으로써 자신의 도덕성을 입증하려 했다. 이는 비난이 보복의 위험을 감수하는 '비싼 신호(Costly signal)'로 인식되어 더 진정성 있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4. 이론적 및 실무적 시사점
4.1. 도덕적 품성 측정의 한계
- 자기 보고식 도덕적 품성 측정치는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Social desirability bias)에 취약하다.
- 평판 관리 동기를 통제하지 않을 경우, 도덕적 품성 점수가 높은 사람이 실제로는 가장 위선적인 판단을 내릴 위험이 있다.
4.2. 도덕적 위선의 메커니즘
- 비용 회피: 도덕적 기준을 자신에게 적용하는 것은 이익(시간, 돈 등)의 손실을 동반하지만, 타인을 비난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도덕적 평판을 얻을 수 있는 전략적 수단이 된다.
- 상황적 유연성: 평판 관리자가 보여주는 도덕성은 무조건적인 선함이 아니라, 상황과 대상(자신 vs 타인)에 따라 전략적으로 수정되는 가변적인 성격을 띤다.
4.3. 실무적 권고 사항 (Practitioner Points)
- 자기 보고된 도덕적 품성만으로는 실제 도덕적 성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 도덕적 품성 점수가 높은 개인이 때로는 가장 강력한 도덕적 위선을 보일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 위선적인 개인들은 평판 단서를 감지하고 자신을 도덕적인 사람으로 포장하는 데 능숙할 수 있다.
5. 결론
도덕적 품성이 도덕적 판단과 행동을 이끄는 방식은 개인의 평판 관리 동기에 의해 좌우된다. 좋은 평판을 얻고자 하는 욕구가 강할 때, 스스로 도덕적이라고 주장하는 행위는 실제 선행으로 이어지기보다는 타인에게 자신의 도덕성을 과시하기 위한 '도덕적 이중 잣대'의 형태로 나타나기 쉽다. 결국 "선해 보이기 위해 선함을 주장하는 것"은 도덕적 가혹함을 외부로 돌리는 위선적 태도를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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